사월은 황사와 함께 시작한다. 그래서 이 봄에 눈을 감았던 것 같다. 그리고 밤 중.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라일락이 피어난 것을 불현듯 깨닫는다. 목련은 져버렸고. 올망졸망 꽃은 가녀린 불빛을 삼키고 다시 빛을 토하며 골목에 드리워져 있다. 라일락 꽃잎이 빛을 발하면 밤바람은 부드럽고, 음악처럼 산보를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정이 오기 전까지 라일락 향기가 뚝뚝 떨어지는 거리와 골목길을 거닐던 젊은 날들은 이제 가버렸다. 아니 그보다는 갈증이, 세상에 대한 열광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이, 소리치고 싶은 나날들이, 울분과 환호, 그런 것들이 내 몸에서 다 빠져나간 탓일게다.

 

용서해다오...

 

이것이 세상에 대한 나의 이다.

 

2006/04/18 17:05에 旅인...face
2006/04/18 17:05 2006/04/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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