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4 11:45 : 황홀한 밥그릇

5/23일 : 노무현 전대통령이 죽은 지 벌써 2년. 뿌리없는 말(流言)에 휩쓸려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졌고 죽었다. 그리고 어제 송지선이 악성댓글에 휩쓸려 높은 곳에서 투신을 했고 그만 죽었다.

우리 사회의 말(言)들이 어찌 이 지경이 되고 말았을까?

김훈은 "언어는 더 이상 인간의 말이 아니다. 아무런 의미도 담겨져 있지 않은 음향처럼 들린다. 지옥의 모습은 본래 이러하다."라고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85쪽)에 쓴다.

정말로 이 시대의 말은 그렇고 이 사회는 끊임없이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 같다.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영혼이 없는 말(言)은 이제 소리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소리는 아주 높은 음자리의 바락바락 쌍시옷이거나, 아니면 버려져 하얗게 소외된 자들의 울음이 된다.

아이들에겐 미래가 없다. "놀면 노동자가 된다"는 사회에서 태어나, 노동자가 되기 싫어서 놀지 않고 잠을 줄이고 안경을 써가며 공부를 한다. 간신히 대학에 들어간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싼 학비를 내기 위하여 빚을 지고 휴학을 한다. 간신히 졸업을 해도 일자리가 없다. 놀면 노동자가 되어도, 공부를 하면 노동자가 못되는 사회에 아이들은 산다. 그래서 불행하고 분노한다. 분노할 방향을 찾지 못한 그들은 악성댓글로 이 사회를 향해 쌍시옷을 표현한다. 송지선을 살해한 것은 이 사회이고, 쌍시옷으로 시퍼런 날이 선 말들이 임태훈을 향한다. 그들은 언어로 타인을 폭력함으로써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고 타인을 불행케 함으로써 자신의 불행을 위로한다. 서글프고 병든 사회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선 노동은 값싸고 허접하고 지저분한 것으로 치부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은 "연봉 7천만원이 넘는 회사의 파업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말한다.

그의 발언 속에는 그런 값싸고 허접한 아랫 것들이 7천만원씩이나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 있다. 얼마 미만을 받으면 파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알고 싶다. 일반 근로자가 연봉 7천만원을 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국민소득이 4만불(대선 747공약 중 하나)이 되겠는가? 7천만원을 받는 것에 놀랄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고 7천만원씩 버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정부 특히 경제부처에서 해야 할 일 아닌가?

7천만원이라는 돈이라면 근로조건이고 뭐고 다이다. 그러니 파업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이 유치찬란한 금권지상주의로 지식경제부를 이끌어가면서 허접스런 노가 빠진 빛까 번쩍 사 중심의 사고로 우리 경제의 번영이 담보되고 분배의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사람의 말(人+言 = 信)로 치부할 수 없었던, 영혼이 없는 말들은...

헛된 약속이 되고,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듣지 않고 떠들기만 하고, Rule of Law가 아닌 Rule by Law로써의 법치가 횡행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20110524

2011/05/24 11:45에 旅인...face
2011/05/24 11:45 2011/05/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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