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1 18:15 : 벌레먹은 하루

퇴근길.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 어귀, 저 너머, 저녁과 밤이 교차하는 하늘 중간에, 붉고 푸른 빛의 네온이 걸쳐져 있다. 매일 보지만 불안하다. 그렇게 멀리 있는 건물 꼭대기에 걸쳐진 네온싸인이 골목길 위에 우뚝하다는 것. 그리고 그 빛은 어둠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어둠이 변두리로 내습하면 그제서야 어둠을 흡혈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인광과 같은 그런 것이었다.

역에서 내리면 도로 맞은 편으로 법무사 사무소들이 늘어서 있고 법무법인 OOO이라는 간판이 보이고 법률사무소도 보인다. 그 간판들을 보면 법무사, 법무법인 그리고 법률사무소의 차이에 대하여 헷갈리게 되고. 불현듯 골목 어귀에 들어선다. 그러면 갑자기 하늘이 넓어지면서 예의 그 붉고 푸른 네온을 바라보게 된다. 네온이 있는 높고 어둑한 건물을 따라 시선이 내려오다 지상에 닿을 즈음, 바로 앞의 네모난 모텔 THEME를 보게 된다.

하지만 모델 THE ME 라고 읽는다.

The me?

몇주가 지나도록 Motel The me로 읽으며 난해한 해독을 거듭한 끝에 'The me' 가 '바로 나' 라는 결론을 내린다. 정관사 The가 꼼짝 못하게 한정짓는 목적격의 나 즉 '그 나' 란 'It's just me' 즉 '그건 바로 나' 가 아닌가 하는 해석에 이르면서 만족했을때,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오독이었다. 단지 단순한 '테마'라는 단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10811

2011/08/11 18:15에 旅인...face
2011/08/11 18:15 2011/08/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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