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2 11:16 : 무너진 도서관에서

부 부

여태껏 제가 해 온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부부란 얼마나 연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란 이자적 상상의 관계(꿈) 속에서 피어오르는 것이지만, 결혼이란 상징(언어)의 세계 속에서 도덕율에 지배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결혼이란 꿈에서 현실로 진입하는 것입니다.

현실이란 사랑하기에는 늘 부적절합니다. 남편은 밥그릇과 몇 평짜리의 집과 자식들의 월사금을 마련해야 하며, 아내는 늘 밥을 짖고 설거지와 청소를 해야 하며, 꼭 지애비 닮은 자식들과의 전투는 휴전도 없습니다. 남편은 씻는 것은 죽어라고 싫어하며, 아내는 미장원에 가서 늘 파주댁 아줌마처럼 이상한 머리를 합니다. 그러나 남편이 깔끔을 떨고, 아내의 머리가 근사해 보이기 시작한다면, 뭔가 불순한 일들이 소리없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위기에 처한 부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단지 서로 미워하며 웬수로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점심을 먹는데, 직원이 어제 교회를 갔더니, 목사가 말하길 “아내를 때리지 마십시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려거든 차라리 불륜을 저지르십시요”라고 말했답니다. 직원은 존경하옵는 목사의 말씀을 우리의 반찬으로 올려놓고, “그게 맞는 말일까요?”하고 제게 묻더군요. 그래서 “매일 맞는 아내는 때리는 남편보다 바람피우는 남편이 나을 것이고, 남편의 바람끼에 시달린 아내는 차라리 맞겠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나처럼 바람도 안 피우고, 때리지도 않는 남편을 가진 경우, 아내는 남편을 우습게 본다.”고 했더니, 까칠한 진리라고 하더군요.

2008/03/02 11:16에 旅인...face
2008/03/02 11:16 2008/03/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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