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9 19:38 : 오려진 풍경과 콩나물

어떤 의미에서는 현대미술 전체가 '개념미술'이다. 사실 현대미술은 '개념미술' 이전에도 개념적이었고, 이후에도 여전히 개념적이다. 오늘날의 예술은, 물질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든지 관계없이, 모두 개념적 배경을 갖는다. 개념미술을 통해 창작은 '제작'의 의무에서, 작품은 '재료'의 감옥에서, 수용은 '지각'의 관례에서 해방되었다.
헤겔의 말대로 예술은 죽었다. 아니, 예술의 육신은 죽고 영혼만 남아 비물질성(immateriality)에 도달했다. 물질을 떠난 예술은 우리의 영혼처럼 마침내 파괴될 수 없는 불멸성(immortality)에 도달했다.

<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편 167쪽 >


One and Three Chairs / Joseph Kosuth
Completion Date: 1965. Style: Conceptual Art. Genre: installation

왜 현대미술이 이해 안되고 기괴한가는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육신은 죽고 영혼만 남았다는 것은 예술이란 것이 산(生)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기에는 이미 유령이나 귀신의 차원으로 옮겨갔거나, 아니면 우리가 바라보는 작품이라는 것들이 죽은 것들로, 거기에는 살아있는 증거인 퍼포먼스나 해프닝이란 기대할 수 없으며, 작품 그 자체는 말라비틀어지고 시어빠진 결과다. 그래서 현대미술은 프랑켄슈타인적이거나 그림을 스쳐지난 사태들을 메마른 흔적 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이상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그 작품의 (개념이나 관념에 대한 설명을) 귀로 들어야 하는 것이 되었다. 말은 그러하면서도 폴록이나 워홀, 그리고 리히텐스타인의 죽은 육신(작품)이 그토록 비싼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2014/02/19 19:38에 旅인...face
2014/02/19 19:38 2014/02/19 19:38
Trackback URL : http://yeeryu.com/trackback/2331
◀ open adayof... Homo-Babiens ▶▶ close thedayof... Homo-Babie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