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3 17:31 : 걸상 위의 녹슨 공책

왈라키아의 공작 블라드 3세(Vlad III, Prince of Wallachia)는 1431년 11월 10일에 태어나 1476년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드러쿨레스티 가문에서 태어나 가시 공작 블라드 혹은 드라큘라(Drăculea)라고 불렸다.

살아있을 때의 기록보다 그 이후, 왜, 어떻게, 흡혈귀가 되었고, 흡혈귀가 되고 난 후 그의 육신과 영혼은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전말이 중요하지만, 기록은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가 죽었는데 안 죽은 것이거나, 안 죽었는데 죽은 것이라는 처참한 사실이다. 인간의 문법으로 그의 존재는 설명되지 않는다. 산 것과 죽은 것에 속하지 않는 드라큘라는 문법적으로는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존재이다. 

어둠의 기록을 본 적이 있다. 그 기록들은 태양이 남중하는 정오의 반대편에 발생하는 특정 싯점, 헌 하루 위로 새 하루가 겹쳐졌다가 헌 하루가 밀려나가면서 잠시 갈라지는 시간의 틈 사이(無間)에 간직되어 있다고 한다. 거기에 이런 기록이 있다.

그림자를 펜에 찍어 내 삶의 처절한 이야기를 여기 쓰노니 등잔 아래에서 읽을 수 없고 해(日)를 받으면 사멸하는 것, 곧 어둠의 흔적이라.

 

2014/06/23 17:31에 旅인...face
2014/06/23 17:31 2014/06/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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