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4 20:05 : 찻집의 오후는

The Pillow Book ; 枕草子




마쿠라노소시(枕草子)에는 '다음날 아침의 편지'(後朝便紙)라는 것이 나온다.

밤을 함께 보내고 새벽에 돌아간 남자가 보낸 편지다.

몸을 섞은 후 서로의 체취가 사라지기 전에 편지를 곧바로 보내지 않거나,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으면 두 사람의 관계가 끊어지고 만다고 책의 귀퉁이에 쓰여 있다.

첫날 하루에 한하는 것인지, 관계를 가질 때마다 편지를 보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부언되어 있지 않다.

몸보다 글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했던 시대...

開...

마쿠라노소시는 1001년경 초고가 세이 쇼나곤(淸 少納言)이라는 궁녀(女房)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한다. 무라사키 시키부(紫 式部) 또한 같은 뇨보(女房)로 겐지이야기(源氏物語)를 쓴다. 경쟁자이기도 한 이 두 사람이 쓴 가나문학은 헤이안 시기의 여성문학을 대표한다.

그러니까 자국 글자인 가나(假名)가 이미 광범위하게 민중에 퍼져 있었고, 자국 글자를 바탕으로 일본 고유의 문화가 융성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쿠라노소시는 10~11세기의 글이다.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특별한 능력에 해당되며, 먹을 갈고 붓으로 종이에 편지를 쓴다는 것 그 자체가 아주 호사스러운 행위라는 것을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몸과 말이란 부락민과 같은 천민도, 일반백성도 가지고 있고 사랑을 나눌 수 있지만, 글이란 아랫 것들이 어쩔 수 없는 고귀한 것이며, 편지에 남긴 흔적이야말로 시간이 감에 따라 흘러가거나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몸보다 글을 나누는 것이 당시 倭의 귀족 상류층에는 더 중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조선조 초기에 사서 중 가장 얇은 대학중용의 가격은 쌀 20~30말이었다고 한다. 이는 논 두세마지기에서 나오는 소출에 해당하며, 머슴의 1년치 세경의 2~3배에 해당한다. 가장 량이 많은 맹자의 경우 지금의 시세로 치자면 80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선비가 사서 전질을 들여놓는다면 150만원 정도가 들고, 삼경까지 세트로 준비하자면 300만원이 든다. 편지를 한 장이란 한 식구의 한끼에 해당되는 비용이 든다.

2014/07/14 20:05에 旅인...face
2014/07/14 20:05 2014/07/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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