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6 17:46 : 찻집의 오후는

자전거로 츨근을 하다가 '탄천 2교'의 교각 밑으로 보는 탄천의 모습은 아름답다. 탄천 2교에서 한강까지의 일직선으로 잠잠하게 흐르는 탄천은, 탄천 2교에서 약간 휘어지며 모래톱이 있고 모래톱 위로는 수풀들이 자란다. 모래톱들 사이로 갈라지고 합하는 개천은 비늘같은 아침 햇살을 뿌리며 흐른다.

다른 나라의 江은 바닥이 깊어 흘러온 강물이 차고 다시 밀려나가는 것이지만, 우리의 강은 낮아서 바닥 위를 그냥 흘러가는 것이 좋다. 때로는 상류의 금빛 모래를 그 바닥에 쏟아내어 모래톱을 만들고, 그 모래톱을 피해 강물이 휘둘러 흐르는 모습이 좋다. 거기에 버드나무 자라고 수풀이 우거지는 모습은 기가 막히게 좋다.

어렸을 적 노량진과 옥수동 사이, 그리고 지금은 잠실이 되어버린 그 넓었던 모래섬들은 이제 사라져 버리고 모래톱 사이로 스미듯 흐르던 강은 다른 나라의 강처럼 찰랑대며 흐른다.

대신 잠실나루에서 석촌호수 그리고 신천을 지나 지금의 잠실운동장으로 흐르던 한강의 본류는 매립되고 그 아래로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진행되면서 씽크홀이 생기기 시작했고, 석촌호수의 물은 지하 깊은 곳 예전의 물길을 따라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자전거를 타고 수중보가 설치된 잠실대교 밑을 지날 때면 물보라를 일으키며 보의 바닥에 떨어지는 강의 싱싱한 냄새, 물비린내가 난다. 하지만 조금 더 내려가면 물비린내는 사라지고 고인물에서 나는 무겁고 가라앉은 답답한 냄새가 난다.

늦여름날, 석양이 피어오를 무렵이면 하루살이가 고수부지를 뒤덮는다. 어디에서 오는 지 가늠할 수 없는 하루살이들이 잠실대교에서 뚝섬한강공원 사이의 강북의 고수부지를 점령한다. 하루살이들이 마치 드센바람의 모래알갱이처럼 후두둑 후두둑 얼굴과 손등에 부딪힌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고인 물에서 자란다는 하루살이들은 어디에서 알을 낳고 자라나 여름의 오후 강변으로 날아오는 것일까?

2014/10/06 17:46에 旅인...face
2014/10/06 17:46 2014/10/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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