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8 16:44 : 황홀한 밥그릇

땅거미로 까맣게 탄 철교 위로 하얗게 밝힌 차창을 이끌고 전철이 도심의 강을 건넌다. 열차의 바퀴소리는 늦은 햇살을 등에 지고 서쪽으로 잠잠히 흐르는 강의 소리에 지워졌다. 차창 속의 고달픈 하루를 보낸 자들의 지친 무표정은 보이지 않고, 전철이 지나간 교각 위로는 저녁이 여물고 있다.

하루살이들은 남은 생애를 탕진이라도 하려는 듯 맹렬히 동그라미를 그리며 날고 있다. 사람들은 저무는 강 건너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하루의 여분 위에 밥상을 펴고 마른 숟가락을 밥그릇에 드리우고 남은 끼니를 때울 것이다.

그래서 저녁을 이고 강을 건너는 전철을 보면 마음이 느긋해진다.

2014/10/18 16:44에 旅인...face
2014/10/18 16:44 2014/10/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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