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7 21:55 : 무지개, 24분지 1의 꿈

연애몽 : 당구장의 창 가에서

어제 허우샤오시엔(侯孝賢) 감독의 영화 '쓰리타임즈'를 보았다. 영화의 본 제목은 '最好的 時光'이다. 시제가 뚜렷하지 않은 이 중국어를 '가장 좋았던 시간'이라고 해야할 지,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번역해야할 지 주춤거리게 한다. 時光 또한 '시간'인지 '시간의 빛'이라고 해야할 지 번역에는 난점이 있는 제목임에는 틀림없다.

이 영화는 옴니버스식이다. 첫번째 이야기는 연애몽이다. 1966년의 카오슝을 배경으로 낡은 당구장을 관리하는 아가씨와 군에 입대한 사내의 이야기인데, 이들은 민남어를 사용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자유몽이다. 1911년 따다오청의 기루에서 기녀와 중국 시민의 근대화를 추구하는 신사의 만남을 그리고 있는데, 그들의 대화는 자막처리되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청춘몽이다. 2005년 타이뻬이를 배경으로 젊은 남녀의 다소 퇴페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본토와 대만 모두의 표준어인 만다린으로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세편의 이야기에는 좋았다거나 좋다고 할만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단지 앞으로 더 좋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을 때, 그때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라는 것, 바로 이것이 이 무료한 영화를 들여다보게 하는 것 같은데, 무료한 영화를 무료하게 들여다보는 사람이나, 영화의 주인공이나, 무료하고 한심하기는 매한가지다. 이것이 허우 감독의 뛰어남이 아닌가 싶다.

참고 : 쓰리 타임즈

2014/10/27 21:55에 旅인...face
2014/10/27 21:55 2014/10/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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