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0 19:44 : 찻집의 오후는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 이런 사무가 나에게 잘 어울리는 지도 모른다. 시간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비가역의 세상 저 끝으로 허물어져 내리고 아무런 역사도, 흔적도 없이 공허가 되는 지금, 사무실 건너편에 있는 플라타너스를 보는 일은 멋진 일이다. 싹이 난 후 한번도 가지가 잘려져 나가지 않은 나무의 모습은 의젓하다. 잎이 져 버린 가지 사이로 아침이 가고 오후가 지나간 후, 늦은 저녁이 열리더니, 저녁 속으로 건너편 병영에서 울리는 취침 나팔소리가 스며들었다.

하루가 저무는 모습은 처연하다. 취침 나팔소리를 들으면, 시간이 낡은 도시로 몰려든 영하의 먼지와 뒤섞이는 방식에 대하여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고 나자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것이 한번도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5/02/10 19:44에 旅인...face
2015/02/10 19:44 2015/02/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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