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2 09:01 : 무너진 도서관에서

나는 시간팔이다. 피를 팔 듯, 생애 속으로 지나갈 시간들을 팔아, 먹고 산다. 내가 판 시간에 한해서 자유는 유예되고 때론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침해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판 시간이 다한 퇴근길에는 회사에 대해서 채무가 한푼어치도 없기 때문에 머리 속은 한없이 맑다.

그래서 동료들의 퇴근길 표정 또한 해맑기가 그지 없다.

하지만 가을 하늘을 보면, 판 시간만큼 늙었고 죽을 시간이 다가왔다는 그 새파란 사실 때문에,

살기 위해, 삶(시간)을 팔아야 하는 이 황당함을, 무죄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여기서 시간을 팔다보면 시간의 굴곡을 대충 알 수 있다.

01~05시의 시간은 싱겁다. 4시간이 38분 정도로 느껴진다. 특히 01~02시는 5분 정도로 느껴진다. 05~07시 2시간도 30분 정도로 느껴진다. 07시부터 시간은 정상화되지만, 정오를 지나면서 시간은 다소 맵고 짜서 길어지기 시작한다. 12시에서 17시까지는 1시간은 1.5시간 정도로 길게 늘어난다. 17~18시 사이의 1시간은 2시간 이상으로 무거워지다가, 19시가 되면 다시 정상상태로 환원된다.

그런 탓에 가볍고 싱거운 심야에 자신의 시간을 팔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자주 팔다보면 잇빨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5/10/22 09:01에 旅인...face
2015/10/22 09:01 2015/10/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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