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7 10:36 : 찻집의 오후는

눈이 내린다. 맞은 편 마차산이 내리는 눈발에 하얗게 지워졌다.

눈이 잠잠해지자 산정상에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맞은 편 산이 땅거미처럼 나타났다.

구름 사이로 햇빛 기둥이 들에 내려왔다가 다시 사라졌다.

눈이 그치자 새들이 흐린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덩치가 큰 까마귀는 날개를 펴고 활공을 하거나, 날개 끝으로 몸을 비틀어 지붕이나 전선줄 위로 날아가 앉았다. 까마귀에 비하여 덩치가 작은 까치는 공기 속을 미끄러지며 나무나 철조망 위로 날아가 앉았다. 까치와 까마귀는 함께 있을 때는 울지 않는다는 묵계라도 있는 지 서로 울지 않았다. 참새들이 먼지처럼 바람결에 밀려왔다 흩어졌다. 북쪽에서 청둥오리 여덟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온다. 머리 위에서 U턴을 하더니 여섯마리는 왔던 길로 돌아가고 두마리는 9시 방향으로 간다. 그 놈들의 모습을 보면 서로 눈 짓으로 의논이라도 한 듯, 뚜렷한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듯 하다.

북위 37.94, 동경 127.03 마차산 위로 햇빛이 내려앉았고 눈꽃이 핀 산머리는 빛이 들끓었다. 세상은 아침을 받아놓고 조용히 침묵하는데, 종점을 향하여 전철이 교각 위를 달리고 있다.

2015/11/27 10:36에 旅인...face
2015/11/27 10:36 2015/11/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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