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2 11:54 : 그리고 낯선 어느 곳에

산과 강에 대한 멋진 말은 산경표를 지어 백두대간의 개념을 확고히 한 여암 신경준(1712~1781)의 글에 있다.

그의 산수고(山水考)에 보면, “하나의 근본에서 만 갈래로 나누어지는 것은 산이요. 만가지 다른 것이 모여서 하나로 합하는 것은 물이다.”(一本而分萬者山也 萬殊而合一者水也)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팔로(팔도)의 여러 물은 합하여 12수(水)가 되고, 12수는 합하여 바다가 된다.”고 그는 우리의 산하를 표현한다.

그러니 만가지의 다른 물이 모여 합하고 합하여 강이 되고 결국 바다로 합하는 것이다. 개울과 개천이 지류가 되고 강이 되면서 강의 폭은 넓어지고 그 유역은 광대해져 갯벌과 뒤섞이며 바다로 흐르는 것이 강이고, 지류가 몸을 섞으며 이름을 달리하는 것이 강이다.

그래서 한강만 하여도, 남 북한강이 합수머리(두물머리)에서 합하여 한강이 되고, 또 임진강과 섞이며 조강이 되어 갯벌과 노을에 몸을 풀며 바다가 되는 것이다.

황하는 퇴적이 되어 하구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만조가 되면 밀물을 따라 강물이 황해로 넘어간다고 한다. 한강도 예전(고려조)에는 하구가 없어 바닷물을 따라 서해로 넘어갔는 데, 이조 때 큰 홍수로 하구가 열렸다고 한다.

열대초원을 흐르던 백나일과 이디오피아 산악을 흐르던 청나일이 카루툼에서 합한 후, 더 이상 유입되는 지류가 없다. 이후 나일은 열사의 사막을 지나고 나일 유역에 수분을 공급하면서 점차로 강의 폭은 좁아지다가 지중해로 흘러든다.

고대의 이집트인들이 메소포타미아에 가서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가 남쪽으로 흐르는 것을 보고, 강은 북으로 흐르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고 “저들의 강은 남쪽으로 흐릅니다.” 라고 파라오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스파한의 가운데를 흐르는 자얀데 강(Zayandeh Rud)은 자그로스 산맥에서 발원하여 400Km를 남서로 달려 이스파한을 지난 후, 카비르 사막의 염호(Salt Lake)에 다다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소금 만 남는다.

강의 사라짐을 보지 못했지만, 이는 서글픈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 세상에는 바다를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강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2007/03/02 11:54에 旅인...face
2007/03/02 11:54 2007/03/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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