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4 02:20 : 그리고 낯선 어느 곳에

밤으로의 여행(S-D)

밤 11시 30분 비행기는 영종도 위의 활주로를 달렸다.

공중으로 날아오른 비행기는 지구가 자전하는 반대편, 밤이 계속 다가오는 서쪽으로 하염없이 날아갔다. 그래서 밤은 터무니없이 길었다.

10시간을 넘게 밤을 향하여 어두운 공기 만 가르던 비행기는 동쪽에서 헐떡거리며 비행기의 후미를 쫓아온 새벽이 다다르기 바로 전인 현지시각 4시 45분에 호르무즈 해협 끝단인 두바이에 도착했다.

서울의 시각이 9시 45분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내가 너무도 멀리 왔다는 것을 알았다.

공항 7AM(D1)

아침이 오는 시각을 놓쳐버렸다.

보이는 것이라곤 모래와 하늘 그리고 태양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막의 도시에서 말이다.

아침은 그렇게 순식간에 오는 모양이다.

공항에서 테헤란 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아프리카의 흑인을 본다. 그들은 아메리카의 흑인에 비하여 품위가 있어 보인다. 그들의 눈은 날카롭고 생기에 넘치며, 자세는 꼿꼿하고 자부심에 차 있는 것 같다.

공항 11AM(T1)

아침 7시 55분 비행기는 8시 50분에야 이륙을 했다. 2시간 10분 동안의 비행, 두바이 시간으로는 11시, 이란 시간 10시 30분에 테헤란의 입구인 호메이니 공항(Imam Khomeini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비자를 받고 세관을 통과하니 11시다.

세상의 끝(T2)

세상의 끝은 어떻게 생겼을까? 공항 밖으로 잠시 나왔을 때, 세상의 끝을 보았는 지 모른다. 거친 고원, 광막하여, 너무 열려 있어서, 건널 수 없을 것 같아,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하고, 마침내 자신이 있는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소리칠 수 밖에 없는, 그런 자리야 말로 세상의 끝이 아니었던가?

거친 고원의 끝은 소실점 너머로 희미해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뚜렷한 선분으로 지평선을 그리고 있다.

그 광야와 하늘은 예언자라는 단어가 오지 않는 시간을 이야기하는 자를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광야들을, 설명할 수 있는 자들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2007/02/24 02:20에 旅인...face
2007/02/24 02:20 2007/02/24 02:20
─ tag 
Trackback URL : http://yeeryu.com/trackback/319
◀ open adayof... Homo-Babiens ▶▶ close thedayof... Homo-Babie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