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13 13:35 : 그리고 낯선 어느 곳에

지도 상의 가곡관을 들여다 보니 어랍쇼! 이럴 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갈공명이 중국인의 흉금을 울린 출사표(出師表)를 후제 유선에게 올리고 출육(出六: 위나라를 여섯 번 쳐 들어감)하였다는 기산(祁山)은 하서회랑의 남녁의 기련산(祁連山)이 아닌가? 이렇다면 이야기가 안맞는다. 사천의 성도에서 섬서의 한중으로 한중에서 서진하여 수천리에 달하는 감숙성의 기련산을 돌아 다시 동진, 섬서의 진령산맥 옆 오장원(五丈原)에서 유명을 달리한다는 이야기는 전략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다. 하여 다시 자료를 들치니 기산은 감숙성 남단, 섬서성과의 접경지대의 농서(감숙성의 옛 이름)와 서화현(西和縣) 중간에 위치한다고 하는 바, 과연 기산보(祁山堡)라는 지명이 보인다. 하면 가곡관 남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 버키고 서있는 기련산은 제갈량의 그 기산에 연이었다는 뜻이리라. 기산을 옆으로 돌아 위수(渭水)를 따라 섬서로 넘어가면 진창(陳倉: 현 寶鷄市)이 있는 바 바로 漢의 수도인 장안의 인후부에 해당한다. 제갈량은 이 진창을 지나 오장원에서 사마중달의 지연전술에 걸려 장안을 지척에 두고 졸한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더 씨부려보면 촉(蜀)은 한중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 되며 파(巴)는 성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말한다. 따라서 성도를 중심으로 하였던 삼국지의 촉의 경우 巴漢이라함이 맞는 것이 되겠으나 당시 중국의 중심이 장안이라 할 때, 장안에서 촉을 지나야만 파가 있어 광의로 파를 포괄하여 촉이라 할 수 있고, 촉이 지닌 정통성 때문에 蜀漢이라 말한 것이다. 촉은 한고조 유방이 항우에게 쫓겨 난 곳으로 장안의 외벽에 해당하는 진령산맥의 이남 장강의 지류인 한수(漢水)가 흐르는 분지이다. 출입이 곤란하여 웅크리기는 좋으나 뜻을 도모하기에는 어려워 항우는 유방을 그 곳으로 보내게 되고 유방은 촉으로 들어가는 잔도(棧道: 나무 등으로 만든 가설다리)를 끊어버림으로써 항우에게 중원쟁패 의사가 없다는 제스추어를 보인 후 은인자중 권토중래의 그 날을 도모하던 중 한신을 대장으로 삼아 진창으로 우회하여 중국대륙을 삼켜버리게 된다.

지금 중국을 지칭하는 漢族이란 결국 蜀을 가로지르던 漢水에서 그 명을 따왔으니 그 지역은 연고권이 오히려 강,저 오랑캐에 있지 아니한가?

결국 제갈량의 出六祁山 또한 진창으로 우회, 장안을 도모하고 일로 서진하여 정통 한왕조의 부활의 그 날을 기약하자는 것이었으나......

장성을 놓고 중국을 들여다 보니 중원의 중심의 이동이 우심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상고가 산서성이라면 역사시대는 섬서와 하남의 장안과 낙양을 수도로 하여 당까지 이어졌다. 지금의 북경부근은 중원쟁패에 있어 약간은 외진 곳에 불과하였으며, 탁현 유비, 연인 장비가 저자거리에서 만나 짠∼하고 시작하는 삼국지의 첫무대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 후 동아시아의 패권이 여진족, 몽고 쪽으로 넘어가면서 한편으로 滿蒙을 경영하고 한편으로 內地를 경략하기 위하여 북경으로 국제적인 정치 균형에 맞추어 수도를 천도했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서 지명을 잠깐 살펴보면 고대의 강이름은 河(황하), 汾(분수), 洛(낙수) 등으로 單字, 동등한 위계를 가졌으나 후일의 강의 주종을 따져 주를 河로 하고 汾·洛·渭등에 水를 붙여 從으로 하였다. 이후 중원이 넓어지면서 남방계의 長江이 추가되면서부터 남방은 강이름에 무슨 江으로 이름되며 강이름에 물수변이 탈락한다. 따라서 북방계의 하천명에는 삼수변이 있으며 河나 水 앞에 單字의 이름(예: 涇水)이 붙는 반면 남방은 삼수변이 없는 한두자의 고유명사와 江이란 이름(嘉陵江)이 붙으나 꼭 공식적이지는 않다.

또한 陰陽은 본시 철학적인 의미를 가지 않고 지명에서 나온다. 언덕 부(阜)를 중심으로 그늘진 곳을 음, 볕이 든 곳을 양이라 하여 낙양이라 할 때 배망면락(背邙面洛: 북망산을 등에 지고 낙수를 앞하다)하여 볕이 크게 든 곳을 뜻한다.

행정구역을 말할 때 3직할시, 22성, 5자치구로 나뉘어져 있으나 夏나라 禹가 九州를 두었다 하여 荊(호남, 호북, 강서 및 귀주: 楚)·梁(사천과 섬서, 감숙의 일부분)·雍(섬서, 감숙: 秦)·豫(호북, 산동일부와 하남)·徐(산동, 강소, 안휘: 吳)·揚(절강, 강서, 복건: 越)·靑(산동: 齊)· (하북 및 산동일부: 燕)·冀(하북, 산서 대부분과 하남일부: 韓·趙·魏)로 나뉘니 이 구주는 기본적으로 전국 이후 한나라 때 만들어진 듯하다.

각성의 이름을 참고하기 위하여 新輿出版公司의 중국지도집의 설명을 보면,

河北省: 황하 북에 있어 이름하며, 冀州에 속하여 기성 혹은 춘추 때 燕 땅으로 연성으로도 약함.
河南省: 황하 남에 있다하여 이름을 얻었으며, 옛적에 豫州에 속하여 약칭으로 예성이라 함.
山西省: 太行山의 西에 있어 이름하며, 춘추시대에 晉(한위조 삼분)의 땅으로 약칭 진성이라 함.
山東省: 太行山의 東에 있어 이름을 얻었으며, 춘추시대에 魯 땅으로 약칭으로 魯라 함.
四川省: 岷江, 嘉陵江, 타江, 烏江 네 큰 하천 때문에 이름을 얻었으며, 약칭 川省 혹 蜀이라 함.
陝西省: 기원이 송나라 이후 陝西路라하여 생겼으며, 약칭은 섬. 진의 땅에 속하여 진이라고도 함.
甘肅省: 옛적 甘州, 肅州 소재지로 머리말에서 유래하며 山의 西에 있어 농성이라고도 함.
靑海省: 지역 내에 큰 호수 靑海가 있어 이름하며 약칭은 청성임.
湖北省: 동정호 북에 있어 호북이라 하며, 옛적 楚鄂王의 봉지로 악성으로도 약칭함.
湖南省: 동정호 남에 있다 호남하며, 성내 湘江이 관통하여 상성으로도 약침함.
江蘇省: 옛적 江寧, 蘇州 두 곳에서 유래하며 약칭 소성 또는 吳 땅으로 약칭으로 오성이라 함.
浙江省: 성내의 浙江(현 錢塘江)에서 유래하며 절성으로도 약칭함.
安徽省: 장강 하류에 위치하며 옛 安慶, 徽州에서 이름 기원함. 성내 환山이 있어 환성이라고도 함.
江西省: 唐나라 때 江南西道를 둔대서 유래하며 감(章+貢)강이 심陽湖로 흘러 감성이라고도 함.
福建省: 福州, 建寧에서 유래하며 秦漢 때 민 또는 越로 불러 민성이라 줄여부르기도 함.

외 東北三省(遼寧省, 吉林省, 黑龍江省)과 貴州, 廣東, 雲南 등이 있으며, 자치구로는 內蒙古, 新疆維吾爾, 廣西壯族, 西藏, 寧夏回族自治區 등이 있다.

장성에 오르니 감회가 자못 깊다. 진왕 정이 한족과 오랑캐를 변별하기 위해서 세워놓은 금. 그는 기존 전국의 장성을 해체함으로써 중국 내부의 갈등의 금을 지우고 만리장성을 세움으로써 결국 漢族을 만든 것이다. 적이 명확하면 할수록 내부적인 응집력은 강화되는 법. 군현을 가르고 중국 알파벳을 통일하고 미진하여 금을 그어놓고는 여기서 부터는 중국놈, 저기는 오랑캐라고 하였다. 그런 만리장성을 오랑캐인 내가 중국의 변방, 만주벌판을 가로질러 그 장성에 오르지 못하고 결국 홍콩으로 부터 중국 내지를 거슬러 올라 장성에 서서 안에서 밖, 즉 중원에서 오랑캐의 땅을 내려다보는 감회란 민족이 무엇이고 역사가 무엇이란 단어 자체가 다 권력을 쥔 자들의 편가르기 협잡에 불과하다는 것 때문에 멀리 북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으로 담배연기 만이 아스라히 사라져 버린다.

2006/06/13 13:35에 旅인...face
2006/06/13 13:35 2006/06/1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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