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은 아름답다. 오후 네시나 다섯시이면 더욱 그렇다. 뻘은 수분을 머금고, 수분은 빛을 껴안아 어디가 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모르게 발광하는 오후라면 차라리 눈을 감고 싶을 정도로 갯벌은 아름답다. 아침에는 조금 우울해 보일지 몰라도 맨발로 갯가로 나가면 대지의 끝을 흐르는 온갖 습기와 찰진 흙의 연약하고도 강고한 생명력을 차디찬 촉감으로 읽을 수 있다.

밀물이 갯벌을 따라 밀려오고 빠지며 내는 함성은 조용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밀물이 차며 들어올 때 빠지던 바닷물은 뒷물에 다시 밀리고 밀려가며 만조로 차오르면, 뻘 아래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조개는 뻘을 토해내며 짠물을 받아들이고 소라와 고동은 다시 물결에 흔들리며 보글보글 꿈을 꿀 것이다. 다시 썰물이 되면 소란스럽던 바닥은 드러나고 웅덩이에 고여있던 바닷물은 뻘의 바닥으로 스미거나 핏줄 같은 실금을 그으며 보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거나, 반짝이며 한낮의 뙤약볕을 토해내곤 한다.

밤이 되면 갯벌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바다가 토해내는 소리는 들을 수 있으며, 달이라도 밝으면 멀리서 달려오는 파도의 허연 포말을 언뜻언뜻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때 갯벌은 썰물이 만들어낸 곡선과 흐느끼는 듯한 실금들을 달빛 아래 영롱하게 드러내며 월광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둠 저 쪽에 허연 포말이 잠시 보였다가 처어~ㄹ썩! 하며 무너지고, 밤은 내륙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갯내음을 물씬 풍기며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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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2 09:25에 旅인...face
2005/08/02 09:25 2005/08/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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