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5 14:47 : 무너진 도서관에서

이른바 성찰이라는 거창한 것은 나에게 없다. 단지 회오와 같은 것으로 시간을 틈을 지나 간 <나>를 능멸하는 초라한 방식에 머무르고 말 뿐이다. 성찰이 부재한 이유란 나에 대한 방기, 아무런 삶에 대한 지침도, 믿음도, 신념도 없이 일엽편주 대해를 가는 데까지 가 보자는 심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의 삶에 이러한 묵직한 것들을 올려놓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삶, 생활, 진리, 진실, 고독, 그리움, 추억, 감정, 이성, 세월, 절망, 비굴, 교만, 질투, 세계, 현실, 이상, 마음......

나의 글에서 찾을 수 있는 단어는 이러한 것들이다. 이러한 단어들은 몇몇만 빼고는 내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며, 낱말이 나의 生과 살이 섞이지 않는다. 들떠 있을 뿐이다.

쓰는 낱말이 들떠 있을 때, 세계와 나 또한 들떠 있고, 그 속에 스미지 못한다.

단어와 개념으로는 세계를 껴안고 체온과 냄새를 느낄 수는 없어도, 해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나의 단어들은 강고한 껍질들로 인하여 세계를 해석하거나 나를 해석할 수 없는 단어들이다.

이 지겨운 낱말들을 앞에 놓고 나의 生의 피상성과 공허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찰이 아닐른지.

2005/11/25 14:47에 旅인...face
2005/11/25 14:47 2005/11/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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