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17 19:13 : 그리고 낯선 어느 곳에

방콕이...

처음엔 조금 불안하기도 하지만, 더욱 특별하고 배울 것도 많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본 적 있으세요?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

뭐? 특별하고 배울 것 많은 혼자만의 여행...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냐?

그러나 특별한 순간들은 있을 수 있지. 가령 부산 자갈치 시장의 건너편 영도다리 옆의 뚝에서 홀로 꼼장어를 구워 소주를 마실 때, 겨울 바다 바람 속에 서서히 밤이 다가오고 가로등이 문득 켜지면 점차 바다가 빛을 받아 요염한 자신의 나신을 드러내고, 바람 속에 섞여오는 사투리. 그리고 약간은 외롭다는 생각, 그런 것들을 느끼지.

또는 낯선 동네의 어느 여인숙에 들었을 때, 몸은 피로하여도 정신은 너무도 맑아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을 들을 수 있지. 개구리의 소리와 거리를 분간할 수 없지만 들을 가득채운 풀벌레 소리로 늦은 밤에 도착한 그 마을의 모든 곳을 그려보거나, 아니면 서울에 두고 온 여자친구가 그리워 일어나 불을 밝히고 편지를 쓰기도 하지.

그 마을이 조그만 포구나 때론 아득한 곳에서 다가오는 것 같은 발동기 소리가 들려오고, 때론 옆 방에서 사랑을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해. 겨울이면 바람에 문풍지가 울리는 소리가 밤새도록 나의 심사를 우울하게 하기도 하지.

혼자 여행을 가서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딱 1인분의 음식을 시켜놓고 망연히 앉아 있으면, 정말로 내가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런데 그런 외로움은 달콤하기도 하지.

홀로 가는 여행에선 창 가에 앉아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창 밖을 내다볼 수도 있어. 그러면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생각한 것보다 세상이 넓다는 것을 알게 되지.

그러니까 별로 특별하고 배울 것이 많은 것이 아니지... 그러나 말이야 지금도 시간과 돈만 있으면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

모레가는 출장같은 것 말고...

2006/02/17 19:13에 旅인...face
2006/02/17 19:13 2006/02/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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