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보았다. 그것은 식물의, 땅에 뿌리내려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의 움직이고자 하는 집요한 꿈이었다. 지난 가을에 뜻없이 져버린 낙엽들이 썩어 땅이 되고, 그 대지 위로 봄바람이 불면, 새 잎들이 바람을 맞이하며 노래할 것이다.

날아라 날아라.

그러면 대기 중에 홀연히 나타나는 것, 그것이 나비다.

애벌레가 고치를 짓고, 허물을 벗어 나비가 되는 것을 나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바람보다 가벼우면서도 오늘같이 바람이 불어도 분분히 날아다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분명 꿈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비가 어디에서 어디로 날아가는 지 차마 알 수 없다. 노니는 모습은 낙엽이 떨어져 내리는 허무함처럼 느릿느릿 하지만, 어느 결에 사라져버리곤 한다.

나비가 나는 모습을 보다가 세상의 색깔들이 예전처럼 찬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상의 빛이 손에 잡힐 듯 이렇게 부드러운 것은 어쩐 일일까?

언젠가 나비의 죽음을 본 적이 있다.

나비는 가을이 오면, 피로한 꿈을 나무가지에 붙이고 마지막 남은 햇살을 맞이한다. 그러면 그 투명한 햇살은 나비의 모든 곳을 스쳐지나며 나비의 꿈은 바랜다. 바람이 불면 바랜 세포 하나 하나가 대기 중에 흐트러지고 마침내 나비는 그만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린다.

사월이 가려고 하는 오늘, 봄바람에 그만 감기가 걸렸다.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았을 때, 나비가 나니는 모습과 그 짧은 봄바람 속에 저 많은 잎새들이 물이 올라 자라나고 또 가을이면 떨어져 내린다는 것을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생명이란 경이이거나 꿈일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 또한 태어난 것을 기억할 수 없듯 죽어갈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아마 나 또한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의 꿈이거나, 언젠가 그만 먼지가 되어버릴 꿈이기에...... 오늘 세상의 빛과 색채들이 이처럼 포근한가?

2007/04/29 23:47에 旅인...face
2007/04/29 23:47 2007/04/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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