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글, 그리고 유죄

때로 글을 쓴다는 것이 혐오스러울 때가 있다. 글은 무죄이겠거니와 내가 서 있는 현실은 늘 유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딛고 있는 이 현실이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이 현실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기에 불의에 또한 분노하지 않음으로써 늘 죄를 저지르고 있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늘 유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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