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되려던 즈음, 전설이 빛을 발하고 외로움이 閏달에 잡초같이 벼려진 그 읍내의 언저리를 감돌던 것이 노을, 네 생애의 연고였다. 노을이 필 무렵이면 도시가 비린내로 흘러가는 강변으로 나간 너는 핏빛 오후를 비틀거리며 마시곤 했다. 네 몸뚱이가 헛것이 아니라면 왼팔에 돋아난 정맥 어디엔가 노을의 불순한 系譜가 새겨져 있으리라. 하여 저녁이 가로등 밑을 적실 즈음, 붙잡을 수 없는 것들, 그림자의 두께로 묘비와 미루나무가 흘레붙던 그 날들에 대해서 너는 難讀症인 까닭에 음란의 기록을 개울이 대신 읽어야 했고 들에 낮게 드리운 솔가지에 타는 밥 냄새, 그 바람의 역사 속에서 강을 건너는 電鐵이 기어이 침몰하고 마는 저어 저 풍경들. 저것이야말로 너의 영혼이라고 하자. 생애와 은밀하게 관계했으되, 한번도 너의 속에서 울어본 적이 없는 그 놈은 정녕 영혼은 아닐 것이다. 이런 우울의 不在證明은 천사와 內緣의 관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거룩한 증거이며, 訴狀에 적힌 노을의 本籍, 즉 빛에서 왔지만 돌아가야 할 고향이 아비지옥이라는 야멸찬 기록에 불과하다. 진실이란 주먹은 있으되 입은 없는 짐승이며, 인생이란 입이 달린 사람으로 태어난 치욕이라고 欲界의 문설주에 적혀 있는바, 진실은 스스로 거두지 못하고 입이 달린 사람이 증거 하되, 받을 보상은 세상의 폭력과 모멸이지 너는 無罪한 동물이다. 하여 자손이 심히 창대할 것이며 다시 불로 진멸하리라는 어느 한 때의 맹세는 날마다 수채화로 서쪽을 물들이고 저녁으로 기우는 법이다. 그래서 노을의 계보는 여름의 끝 무렵이 가장 장렬하다.

 

20090405

2009/04/05 22:29에 旅인...face
2009/04/05 22:29 2009/04/0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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