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7 10:05 : 벌레먹은 하루
L09072202

LOMO LC-A+ FUJI ISO 100

매일 저 쪽 변두리에서 시내를 지나 이쪽 변두리로 출근을 했다가 퇴근을 한다. 아무런 필연성은 없지만, 그것이 나의 생활이다. 출근과 퇴근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로 나는 밥을 빌어먹는다.

일들의 사이 사이에 흡연실로 들어가 금붕어가 물을 빨아들이고 아가미로 산소를 걸러내는 촛점없는 불투명한 시선으로 창 밖을 보며, 담배를 피운다, 마치 금붕어에게 필요한 산소라도 되는 냥.

지난 겨울, 흡연실의 창 가에 저 식물을 누군가 올려놨다. 화분이라 할 수도 없는 유리수반 위에 꽂혀진 식물(풀이라고 할까?)은 독랄한 담배연기를 마시고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불식시키고, 기어이 살아서 7월을 맞이한다.

죽어야 할 것들이 태어나고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풋풋하다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아름답다. 하지만, 변두리에서 변두리로 아무런 필연성없이 오락가락하는 봉급생활자에게 여름은 매번 무덥고, 공허한 햇빛을 뿌리고 지나가는 것이다.

20090722

2009/07/27 10:05에 旅인...face
2009/07/27 10:05 2009/07/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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