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의 시간이 되면 늙고 지친 모습을 한 동물의 다락방으로 올라가 마침내 책을 펼치고 싶다 여기와 저기가 닮아서 별들이 지평선까지 내려앉고 등불 하나 없이 오로지 바위 깨지는 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새벽까지 외로움의 찬찬한 시각들을 가만히 숨쉬며 한마리의 몹쓸 영혼과 누추한 정신이 하나가 되는 오의를 찾아가는 그 밤으로...

저들은 가고 있다

아 저들은 가고 있구나

 

Su:m...

사막으로 가면 먼동이 트기 전에 식어버린 바위의 표면들이 쪼그라들면서 자신의 안을 껴안지 못하여 그만 깨지고 만다고 합니다. 아득히 먼 곳에서 들리는 바위들이 깨지는 소리는 새벽을 맞이하고 사라질 별의 울음소리같기도 하고 지친 방랑자에겐 사막의 저 끝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같기도 하답니다.

해가 나서 사막이 달궈지는 시간이 되기 전까지 하늘을 바라보기 위하여 지상에서 가장 늙고 불쌍한 눈을 가진 낙타의 등에 올라타고 싶습니다. 아마 밤 하늘은 커다란 사발을 뒤집어 놓은 듯 저를 둘러싼 지평선과 천공 둘 다 동그랄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헤아리지 못하여 슬플만큼 많은 별들이 있을 겁니다.

어린왕자를 만나도 좋지만, 별과 모래 밖에 없는 그 밤에는 두꺼운 옷을 여미고 마침내 외로움의 뚜껑을 열어도 좋습니다. 거기에는 아마도 자신들의 가련한 영혼이 있을지도 모르며, 지상에서 허락된 한 모금의 정신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을이란 이런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가을이면 들에 빛이 가득하고 바람이 좀더 많이 불기를 기도합니다.

 

2009/10/12 18:40에 旅인...face
2009/10/12 18:40 2009/10/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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