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8 13:57 :
벌레먹은 하루
1.
길이라는 것은 무한하다고 한다. 끝없이 갈라지는 두갈래 길, 아니면 어느 골목의 끝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치 봄의 끝자락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를 찾아가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사이'(間)다. 겨울과 봄의 사이, 그 기나긴 시간은 늘 불현듯 온다.
길은 아직 하염없이 이어지는데, 내 발길이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멈춰서는 지점이 있다. 거기에서 아주 사소한 절망이 우리의 나날들을 무의미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곤 한다.
철조망을 뛰어넘거나, 플래폼 아래의 철로 위로 한발자국 만 내딛는다면, 그 날의 한발자국이 자신의 일생에 있어 어떤 것이었는가를 아주 먼 훗날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
어제는 처남의 사무실 개업식에 갔다. 고사를 도와주러온 보살이라는 분이 나의 띠를 물어보고, 모든 것이 좋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여지껏 점쟁이들이나 저런 사람들의 말이 맞은 적이 없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이제 눈을 돌려 다른 사람들을 보라고! 이만하면 우리는 행복한 것이야." 아내가 말했다.
그때 나는 점심 후의 식곤증에 시달리며 88올림픽 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3.
엘비라 마디간을 다시 한번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