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1 13:35 : 벌레먹은 하루

봄같지 않아 겨울을 벗어난 듯 눈이 오고 한랭전선이 내습하는 나날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봄은 한정없이 유예되고 햇볕이 나도 도시의 어디엔가는 한기를 떨쳐버리지 못하던 중, 날이 풀렸고 보름이나 피기를 주저하던 꽃들이 주춤거리다 그만 꽃잎을 벌릴 즈음 또 다시 추위가 찾아왔다.

벚꽃이나 목련, 피어난 꽃들은 며칠을 추위 속에 머물다, 봄볕이 따스한 며칠동안 꽃잎을 펴고 다급하게 져버렸다. 이 꽃이 피고 저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잎을 피어나면서 봄이 여물어갔다면, 이번 봄에는 피어날 시기를 잃은 모든 꽃이 마감날이라도 있는 듯 한꺼번에 피고 졌다.

고단한 봄에 연두빛으로 오글오글 피어난 나뭇잎들을 보면 괜스리 안스럽다.

하지만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 놀라웁다.

차고 메마른 겨우내 얼마나 맹렬하게 생을 꿈꾸었길래, 몇일의 햇볕 속에 저리도 많은 잎들을 펼쳐내는 것일까?

S100509003

ps : '10.4.18일 올림픽공원에 갔다. 그때 금줄을 쳐놓은 맨밭을 보았다. 5.9일 다시 가보니 보리가 자랐다. 아직 이삭이 패지는 않았으나 짧은 시간에 그토록 무성하게 자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20100511

2010/05/11 13:35에 旅인...face
2010/05/11 13:35 2010/05/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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