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하드(NAS) DS210j

기록용량에 대한 강박

삼천갑자 동방삭은 사기열전 골계전에 나오는데, 사마천과 동시대의 인물이다. 아직 종이가 발명되지 않은 당시에 한무제에게 올릴 삼만자의 상소문을 죽간에 썼는데, 이를 우마차로 날랐다는 기록이 있다. 삼만자라면 지금 책으로 치자면 30~40페이지 분량에 불과하다. 또 도덕경이 약 5천자에 상하경 도합 81장이라는 점도 종이 이전에 기록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단서다. 사마천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록물들을 보기 위하여 9살때부터 전국을 주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읽은 것들을 기록할 매체가 없어서 그냥 통짜배기로 외워야 했을 것이다.

사기가 지어진 후 2백년이나 지나 채륜에 의해서 종이가 발명된다. 종이의 발명은 죽간이나 비단에 비하면 저장용량면에서 KB가 MB로 증량된 것이며, 보관장소, 보관의 편의성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었다.

하지만 제지기술이나 그런 면에서 여전히 코스트는 높았을 것 같다. 이의 반증으로 종이가 발명된 후한시절 중국의 인구는 5천만이었다. 급증하는 인구 때문에 사람이름이 단자 이름(유비, 관우, 장비 등)에서 두자 이름(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으로 옮아가는 경향을 보였지만, 왕실에서 두자 이름을 금한다. 두자 이름은 위진남북조를 지나면서 당나라에 가서야 고착되는 것 같다. 그리고 고유명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단어는 송나라 때까지 한글자였다.(황하=河, 분수=汾, 위수=渭, 군사=師, 兵, 교육=敎, 공자=子, 丘 등) 이런 단자로 된 단어가 무수한 관계로 지금의 4성 체계[각주]로는 커뮤니케이션에 무리가 있어서 송나라 때는 16성 체계였다고 한다.

이렇게 16성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한글자를 고집한 것은 두글자 세글자를 쓰는 것보다 1/2, 1/3로 압축하여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경제적이다.

이제 키로바이트에서 시작한 저장용량은 키로바이트를 지나 메가바이트, 기가바이트를 지나 테라바이트에 이르렀고, 내 네트워크 하드의 용량은 2테라바이트다(4TB까지 확장 가능)

하지만 늘 불안한 것은 기록용량이 늘어나고 첨단화하면 할수록 보존기간이 짧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인터넷 : 정보의 바다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보면, 소련 특수부대의 이리나가 외계의 고도의 지적 생명체인 크리스탈 해골에게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알려주세요.”라고 했다가 감당할 수 없는 정보량 때문에 몸이 타버리는 것을 본 것 같다.

이리나의 이 한마디는 우리가 인터넷을 하는 이유와 일부 일치한다. 포르투칼 북한전을 보면서 네이버에 접속하여 2002년 독일 사우디 전에서 8:0으로 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7:0으로 졌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친구에게 말한다.

인터넷 이전에는 뭐를 하나 알고 싶으면 백과사전을 뒤적이거나, 도서관에 가거나, 아니면 전문가에게 전화를 해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를 켜면 된다.

고대의 지혜는 내 머리 속에 가득한 지식이나, 외부에서 습득할 수 있는 지식보다 무지에 대한 지식, 죽어있는 지식보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자연에 대한 감수성, 지식이나 물질에 대한 욕심을 경계하는 자세, 그리고 낮은 곳에 임하는 겸허함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너무 멀리왔다. 그리고 방대한 정보량과 성인물과 블로그와 채팅과 트위터 등의 범람에 혼수상태이며 중독되어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출현은 데스크 탑이 있는 집이나 사무실이라는 고정된 장소에서 가능했던 정보의 습득을 모바일화하고 있다.

귀차니즘

막대한 량의 데이타를 간직하면 부자인 것 같다는 느낌에 빠져 있으면서도, 무거운 외장하드를 들고 다니거나 하는 것은 귀찮다. 그리고 외장하드만 있으면 뭐하겠는가? PC가 있어야 음악도 듣고 동영상도 보고 할 것 아닌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맨몸으로 다니면서도 멀리 집의 하드드라이브에 있는 음악을 듣고, 자신이 찍은 사진을 꺼내 친구들에게 삼년전에 놀러갔던 관광지를 보여줄 수 있다.

때론 TV를 켜고 별다른 작업없이 하드드라이브에 있는 동영상을 꺼내 볼 수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네트워크 하드 1NAS(Network-attached storage)라고 하며, HDD에 네트워크 기능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이다.

사진과 함께 보는 네트워크 하드

각 사진 밑에 설명을 붙여놓았으니 참조바랍니다.

Synology DS210j를 받은 후에 공유기에 연결하고 ip address(192.168.00.xx 등)에 도메인(현재 xxx.iptime.org로 iptime의 서브도메인을 잠정 사용 중)을 부여하여 인터넷에 접속하면 위와 같은 로그인 페이지가 뜬다.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로그인하면, 위와 같은 메인화면이 뜬다. 여기에서 파일스테이션이나 오디오스테이션 등 각 서비스로 들어가거나, http://xxx.ooo.org/photo 등으로 직접 갈 수도 있다.

이 매니지먼트에서는 Synology DS210j를 설정하는 각종 메뉴들이 있다. 각 메뉴에 들어가면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쁜 머리와 매뉴얼 그리고 시행착오 + 신경질, 자포자기에서 비롯한 용기다.

매니지먼트 항목 중 네트워크 서비스 → 웹 서비스로 들어갔을 때의 광경과 문장들이다. 여기에 기록된 문장은 몹시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의 관념적인 언어로 되어 있어서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 이해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메인화면에서 파일스테이션으로 들어가면 DS210j와 집의 PC 또는 직장, 그리고 전세계 어디에서나 PC가 있고 인터넷만 되면 사진이나 파일을 Up/Down 할 수 있는 파일관리시스템이 있다. 이것 말고도 ftp 프로그램으로 DS210j에 파일을 올리고 다운받을 수 있으며, 토렌스 등의 P2P기능도 있다.

PC에서 DS210j와 단순무식하게 ftp로 네트워킹을 한 예다. ftp로 네트워킹을 한 관계로 PC에 있는 S/W로 직접 구동할 수 없다. 다음에 재설정해야겠다.

DS210j에 내장되어 있는 S/W를 가동하여 파일스테이션에 올린 오디오 파일을 인터넷 상에서 직접 들을 수 있으며, 자신의 PC에 있는 itune과 연동해서 들 수도 있다.

이 포토스테이션은 파일스테이션으로 올린 사진파일을 인터넷 상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DS210j에 내장된 S/W이다. 좋은 점은 jpg, tif 등의 파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DSLR의 Raw 파일(내 DP1s의 Raw 파일은 X3F)을 컨버팅하여 이미지로 보여준다. 동영상도 볼 수 있지만 스트리밍 파일로 변환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Synology에서는 네트워크 하드에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간단한 블로그 스킨을 올려놓았다. 그래서 사진 하나를 블로그에 올려본다.

블로그 글쓰기에 들어가보면, 몹시 간단한 에디터 구조로 되어있다. 만약 이 블로그가 마음에 안들면 꺼버리거나 매니지먼트로 가서 mysql 등 DB기능을 설정하고 텍스트큐브(테터툴즈)나 제로보드를 깔고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만들면 된다.

사용후기

우리는 필요에 입각하여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제조사가 광고지에 만들어 놓은 부풀려진 욕구들을 산다. 그것이 우리의 필요와 일치한다면 대체로 잘 구매한 것이 된다. 하지만 부풀려진 욕망 만 산다면 욕망의 거품이 빠지는 순간, 방 구석의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1) 저장용 하드드라이브 측면

이 제품도 이런 범주에서 그다지 멀지는 않다. 2TB의 용량은 나에겐 좀 과다하다. 또 저장용 하드드라이브보다 저장속도면에서 느리고 파일스테이션이나 ftp로 저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하다.

하지만 일반 외장하드처럼 직접 물려 데이타나 파일을 저장할 수도 있으니 집에서는 외장하드처럼 쓰고 원격지에서 필요할 경우나 파일스테이션이나 ftp 프로그램으로 파일이나 데이타를 저장하면 된다.

2) 네트워크 측면

일반 PC를 호스트로 쓸 수 있지만, 이 경우 24시간 내내 켜놓아야 하며 ip설정, DB구축 및 위의 사진과 같은 네트워크 구현에 적당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문제가 따른다. 하지만 네트워크 하드의 경우 그런 백업이 잘되어있어서 만족할 만하다.

네트워크 하드의 경우 H/W적으로는 만드는 것에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조립에 불과하고 HDD의 경우 아무 회사 것이나 사서 취부하면 된다. 반면에 안정적인 네트워킹을 보장하고, 프로그램 간의 충돌이 없도록 하고 유저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S/W 기술이 훨씬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비록 대만기업이지만 시놀로지는 충분한 역사를 가지고 지속적인 펌웨어의 업글레이드를 통하여 Q-Nap과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네트워크 측면에서 상당히 재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블로그가 뜨는 스피드를 보면 티스토리보다 빠르다.

반면 파일스테이션을 사용하여 파일을 이전하는데, 사양에 기재된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히 DS210j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쓰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회선의 스피드 문제, 공유기의 정보전달속도, 나의 PC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시간을 들여가며 개선해야할 사항이다.

3) 타인에게 권장여부

이 시스템을 쓰려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좋다.

① 집에 여러대의 컴퓨터가 있고 가족끼리 자료를 공유할 필요가 있으며, 한대의 프린터에 여러대의 컴퓨터를 연결해서 쓸 경우, 그리고 멀티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좋다.

② 데이타 용량이 큰 작업, 즉 사진작업을 한다던지 하는 경우나 자신의 자료의 백업이 필요한 경우에 좋다.

③ 원격지에서 자신이 보유한 자료나 데이타를 수시로 꺼내보고, 자료를 저장해야 할 경우에 편리하다. 특히 장기간 여행을 할 경우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네트워크 하드로 보내놓고 메모리 카드를 포맷 후 또 찍을 수 있다.

④ 외장하드를 들고 다니는 것에 중독된 사람에게는 특히 권한다.

⑤ 웹하드나 웹호스팅 업체에 매년 거금을 지불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지불하지 말고 이것을 사서 쓰라고 권하고 싶다.

[각주]
중국어의 음운체계 상 약 400개 정도의 발음이 변별된다. 하지만 중국 최대의 자전인 강희자전의 글자수는 4만7천자이며, 3만자는 공식적인 글자수이다. 한개의 발음에 100개 이상의 동음이의어(47000/400=117.5개, 30000/400=75개 글자)가 있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4성체계는 명 청조에 형성된 체계로 400개 정도의 발음에 성조를 주어 1600개로 발음을 확장한 것이다. 이 경우 한개의 발음에 대충 10~40개 정도의 동음이의어(글자)가 존재하며, 이 동음이의어는 두글자 간의 조합으로 뜻이 변별될 수 있다.
16성체계는 명 청조 이전의 고대의 성조체계이다. 내가 아는 한 송나라 때까지만 해도 두글자 등 글자의 조합이 없이 모든 단어는 한 글자였다. 이러다 보니 4성체계로 단어간의 차이를 분별해낼 수 없다. 그래서 16성 이상의 성조로 단어를 구분했다고 볼 수 이다. 이 경우 한개의 발음에 3~10개 정도의 동음이의어(글자)가 생길 수 있으며 이 정도의 동음이의어는 대화의 정황 등으로 분별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의 4성 체계도 어려운 데 어떻게 16성이 가능할 것인가는 한자의 소리를 宋音에 따르고 있는 우리와 홍콩 등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받침자이다. 學은 중국어는 xue, 우리는 hak이다. 우리 한글에 다른나라에 없는 종성체계가 있는 것도 송음의 영향인지 모른다.

This Post Has 4 Comments

  1. 마가진

    예전에 5.2인치 플로피디스크 한 장에 오락이 몇 개씩 들어갈 때 용량이 너무 커서(?) 세 장의 플로피디스크가 필요했던 F-19를 접했을 때 참으로 놀랐었지요.^^;;

    빌게이츠의 유명한 말. 640K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
    정보가 발전함에 따라 그 양도 엄청나게 늘어나는 듯 합니다.

    1. 旅인

      저는 이 컴퓨터를 할 때마다 0과 1이 연산규칙에 따라 ㄱ. ㅌ, ㅗ, ㅕ 등으로 변환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이것들이 어떻게 제어가 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640KB면 32만자에 불과한데, 어떻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빌 게이츠는 생각했는지? 참 세상은 무섭게 빨라지고 커지는 것 같습니다.

  2. 선수

    그럼 제가 호스트를 가지고 있으면 세계 각지 어디서나 누구라도 접속해서 파일을 공유할수 있는것인가요? 이를테면 외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 등이 자유롭게,

    꼼꼼히 읽어보면 될것을 여쭤봐소 죄쏭ㅎ

  3. 旅인

    물론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파일을 공유하게 하려면 네트워크 하드의 용량이나 스피드, 신뢰성 등은 몹시 좋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과 가정용이라서 접속이 많으면 아무래도 접속자수가 한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령 전세계의 가족들을 유저로 등록해놓고 유저들만 파일을 공유한다면 스피드면에서 문제가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올려놓고, 블로그를 공용 일기장 등으로 쓴다면 홈네트워크로 완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는 선수님에게는 금상첨화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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