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9 08:01 : 오려진 풍경과 콩나물

탈라베라 다리에 마침내 당도했을 때,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길은 우리가 예정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다리 앞에 멈춰서서 오후인지 아침인지 모를 어렴풋한 시간 속에서 서성이고 있다.

탈라베라 다리의 중간부분은 무너졌다. 사람이 세운 것은 폐허가 되고 무용해지는데, 쓸모없는 것은 더욱 쓸모없어져 인위와 자연의 경계에서 우뚝하게 침묵한다.

그 위로 빛이 폭풍우처럼 몰아치면,

살아있는 자들이 빛과 풍경을 등지고 지껄이는 대화들이란 얼마나 통속적인 것인가를 얀 브뢰헬(Jan Brueghel le Vieux)은 뚜렷한 필치로 기록한다.

그래서 저 쪽 언덕으로 가거나 이쪽으로 오는 자들은 묵묵히 자신의 여정 속으로 흘러드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자이거나 멀리 순례의 길에 오른 자들은 결국 빛의 거대한 폭력 아래 굴복하고 소실되어버리고 만다.

그들은 의미없는 곳, 즉 자신들이 왔던 곳 無로 회귀하는 것이다.

bridge

20100708

2010/07/09 08:01에 旅인...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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