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可愛 非常愛

아무 것도 몰랐던 바보가 이 날에 목말라하며 잃어버린 사랑을 그리워하다.


아마 나는 당신을 잃어버렸나 봅니다. 혼란한 세월의 갈래 길 속에서, 소음과 먼지 속에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당신은 더 이상 내 곁에 없었습니다. 아니 당신 곁에 있던 내가 없어졌을 지도 모릅니다.

또 다시 오랜 세월 동안 이 도시를 배회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는 또 다른 의미로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도시의 모든 곳은 변두리이며, 외지고, 참으로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내가 서있는 이 지점은 저 도시와 분리되고, 저 도시의 어느 곳을 나의 누이가 걸어가고 있으며, 그녀 또한 나를 찾고 있음에도 나는 도시의 변두리 이 곳에서 방황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 편 도시로 간 누이에게 중에서]

내 이야기가 바람과 같다며 여름 기차를 타고 간 그녀는, 어느 추운 날 돌아와 어둠 속에 가라앉은 내 뺨을 만졌다.

그제서야 나는 눈물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바람과 기차 전문]

책을 놓았다.
그는 빛의 반대편에 서 있었던 거야.
그래서 찾을 수 없었어.
눈을 감고 그의 체취, 혹은
짙은 눈빛 만을 더듬으며
그의 음성에 내 손을 올려 놓을 수 있을 때,
이름도, 잔영마저도 사라지고
그리움이라든가
더 이상의 사랑의 밀어가 뿌리를 드리우지 못할 때,
그는 불사조처럼 살아나는 거야.
그렇지?

[무반주독주 중에서]

모든 것이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내 속에 있는 윤리와 진실이 작열하는 태양 속에 벌거벗겨지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제 몽상과 같은 도덕률을 구할 수 없으며, 나 자신이 지닌 허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이나 삶의 의미나 우정이나 모든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하수구 저 밑 공허가 입 벌린 곳으로 하염없이 말려들어감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손을 굳건히 잡았다.

[어느 소녀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젊은 날이 간다는 것을 알았다. 편지 속에 쓰여진 모든 낱말들이 허위이며, 간직할 하등의 가치가 없는 것들임을 알았다. 백 통의 편지가 단 한번의 포옹의 값에 미치지 못함을 어찌 모를까.

사랑하기보다 너무 사랑에 대해서 생각한 것이다.

마당으로 나가 편지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일기 책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번제를 들임으로써 죄 사함을 받았던 고대인마냥 편지와 일기를 불길 속에 집어 던지며 내 젊음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나는 생애의 지침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더 이상 허위와 진실 사이를 방황하지 않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사랑하였고 또 쉽게 헤어졌다.

[편지와 그에 대한 추억 중에서]

그동안 나는 욕정은 사랑이 아니라는 어리석은 생각에 젖어있었다. 욕정없는 사랑의 공허감. 부딪힐 육신없는 허무. 대상없는 사랑은 인간의 땅에 어울리지 않는 가련한 소망일 뿐이었다. 촉촉이 젖은 그녀의 손과 풍성한 가슴을 취하지 않는 사랑은 가식과 절망의 계속이다. 강 가에서 차디찬 돌을 집어 들었다. 눈으로 보고 만져 그 느낌이 가슴까지 차 오름으로써 드디어 광막한 세계와 교호하는 것이다.

[섬과 부딪힐 육신없는 사랑에 대한 중에서]

지금의 인생이 재미없는 것에 반하여 나의 사랑놀음이 찬란한 것이나 짜릿한 것 또한 아니었다. 반 장짜리 종이 위에 만났던 여자의 이름을 써 놓고 나면 아무런 쓸 것이 없는 그런 것이었고, 워즈워드의 시처럼 거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름마저 지워진, 내가 만났던 여자들이 알았더라면 뒤집어져 버릴 그런 것이었고, 그것이 사랑이라면 남들의 사랑을 모독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 겨울 속으로의 산책, 합정동 가는 길 중에서]

삼 일의 시간은 나에게 던져진 시간이었다. 머무른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세상의 끝에서 외로운 여인과 나의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해조음과 벗하며 조금씩 가슴을 열고 사랑을 이야기 한 후, 떠나 버린다는 것이 무서웠다. 아니면 영원히 이 곳, 세상의 끝에서 살면서 심심한 그녀가 외로운 관광객을 붙들고 수작을 나누는 것을 질투의 눈으로 보게 될 지도 몰랐다.

[큰 황토구미로 가는 길 중에서]

그들은 돈벌이를 위하여 밤길을 달리거나, 아무도 모르는 저들만의 사랑을 하기 위하여 그 겨울 밤을 건너왔다. 저들의 은밀한 살 냄새와 체온 같은 것, 기나긴 불면의 밤 끝에 맞이하는 먼 동네의 아침, 그런 것이 사무치도록 그리웠다.

사랑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영화, 그래서 기다림과 고독과 인생이 스스럼없이 사랑을 위해서 낭비되는 줄거리를 갖는 이런 영화가 좋다.

자신의 주근깨가 그 남자에게는 하늘의 별처럼 보인다는 것을 그녀는 결코 알지 못했다.

자신의 울타리에 갇혀 있기에는 바깥 세상은 아름다워 보였고, 온갖 소란과 염문 속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래서 주저하면서 그 세상으로 나갔다. 우정보다 사랑이 강렬한 향기를 가지며, 생활은 무의미함으로 사랑과 진리, 온갖 가치 있는 것들을 무화시켜 버린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사람들은 한번도 절정에 이르지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만다는 것을, 동화의 높은 세계에서 육신의 갈망 속에 매몰되고 드디어 시끄러운 시장바닥에 내려앉는 것이며, 인생이 재미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영화와 같은 절실한 사랑은 육신과 정신을 불태울 정도로 강렬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래서 명멸하는 사랑이기 보다 영원하기 위하여 얼음과 같이 차디차고 순결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뇌까렸다.

그녀는 웃으며 자신에게 딸은 없다고 했다. 만약 당신과 사랑한다면 딸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내 가슴에 안겨 왔다. 그때 마음이 이 낡은 이야기를 위하여 값싼 사랑이, 허무하기 그지없는 사랑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속삭였다.

[이 곳 저 곳에서]

2005/04/14 22:35에 旅인...face
2005/04/14 22:35 2005/04/1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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