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23 13:56 : 벌레먹은 하루

휴가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큰 비가 내렸습니다. 길은 끊기고 아들은 고삼입니다. 그래서 대충 집에서 보냈습니다.

  1. 아이들

그들의 인생은 고달픕니다. 방학이 되어도 학교를 가거나, 학원을 전전해야하는 놈들에게 방학이란 단지 학교선생님을 위한 것이지, 결코 자신들의 방학은 아닙니다. 그래도 첫째 놈은 학교로 나가서 선생들의 발목을 붙들고 함께 방학을 건너고는 있습니다. 이렇다면 방학을 폐지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맥북 도착

가끔은 어린아이처럼 이런 것을 보면 혹해서 사곤 합니다. 이 맥북에 더듬한 제 실력으로 윈도우XP를 깔고 오피스를 깔아서 지금 이 글을 아래아 한글로 치고 있습니다. 아직 맥의 OS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맥으로 보는 DVD의 화면이나 소리는 일반 PC나 TV에 걸어보는 것보다 낫습니다.

윈도우를 구동하기 위해서 부트캠프를 깔아서 메모리를 할당하고 윈도우XP SP2를 부트시켰습니다. 자판배열이 다른 관계 상, 자판을 리매핑하여 한영 전환이 되도록하고 Function키를 맞추어 준 후, 오피스를 까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한 후, 윈도우로 들어와 보니 화면도 깨끗하고 쓰기에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랜선을 끌어다 지금 쓰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컴퓨터를 할 수 없습니다.

반면 맥 OS X의 많은 기능 중 문제는 웹브라우져입니다. 기본 브라우져인 사파리는 너무 단순한 브라우져인 동시에 간혹 글이 깨져나오고, 화이어폭스를 다운받아 실행해보니 이웃분의 포스트에 댓글을 달려고 하면 한글이 안됩니다. 전체적으로 이 맥북은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좋고 윈도우도 누군가의 도움만 받으면 충분히 기동할 수 있는 만족할만한 노트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배달에 걸린 시간이 거의 2주일이고, 배달되기 이틀 전에 애플스토어에 언제쯤 배달이 되느냐고 문의했더니 제가 7월 10일에 주문했으니까 4주가 되는 8월 7일 이전 금요일인 8월 4일까지는 도착할 것이라는 그 무성의한 대답이 있은 그 바로 다음날 배송주문이 뜨는 한심한 서비스를 제외한다면, 대체로 괜찮은 노트북인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무선랜을 개통하고, 연관 S/W를 깔고 하는 일 등이 남았습니다.

만약 저처럼 혹하여 맥북을 사시고 어찌할 바를 모르시겠다면, 연락주십시오. 그럼 도움되는 싸이트나 제 경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3. 아내와 당일치기

거의 대부분의 휴가를 요맘때쯤 갔었습니다. 우중이라도 출발하면 날은 늘 개곤 했습니다.

금요일 아내를 깨워 만리포로 갔습니다. 속리산을 갈까 했는데, 아내가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해서 출발할 때만 해도 이슬비가 내리더니, 만리포에 도착하니 햇빛에 백사장이 달구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 일찍 강원도로 출발했다면, 나의 영험함 때문에 영동지방에 그다지 비 피해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해변에는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백사장 위로 불가사리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내는 조개구이를 먹어보질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해변 쪽의 야외에서 조개구이를 먹었습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숯불 앞이라도 덥지는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먹기에는 많았습니다.

해변이란 나이가 웬만큼 들면 더 이상 흥미가 없기에 속리산으로 갈까 하다가 덕산온천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예전의 조용했던 덕산온천이 아니었습니다. 무슨 스파하고 써 있어서 아내와 하루 밤을 보낼까하여 숙박비를 물었더니 물경 28만원! 잠자리에 돈 쓰는 것을 아까워 않는 아내도 고개를 젓더군요. 우리는 그냥 수덕사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절을 망치는 것은 관광객들이나 신도들이 아니라, 바로 스님들이라는 것은 절을 다니다보면 느끼게 됩니다. 가람의 배치를 생각지 않고 시멘트 공구리의 날림 건물을 짖거나, 탑 위에 금붙이같은 것을 올려 놓거나, 산사의 그윽한 풍모를 해치는 알록달록 단청을 뺑기칠한다거나, 이유없이 화강암을 깔아 계단을 내고 하는 일을 이제는 그쳤으면 합니다.

수덕사는 몇 번을 갔었는 데, 대웅전 건물이 그렇게 멋있는 줄은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단지 흠이라면 정면이 세칸이라 와이드TV가 아니라 오래된 TV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건물 자체를 튼튼하게 빈틈없이 지어놓아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멋진 건물을 왜 짓지 못하는 지, 궁금하더군요.

사찰은 백제 위덕왕(서동의 아버지) 때 창건되었다고 하며, 이 건물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4칸에 지붕은 조선사찰에서 볼 수 있는 맞배지붕(그러나 맛은 조선조의 무거운 맛배지붕은 아님)이며, 공포형식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은 소박한 주심포입니다. 가구(架構)가 다 드러나서 건물의 견고한 구조를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수덕사를 보고 나니 벌써 오후 네시 반, 수덕여관이라는 유명한 여관이 보여 그곳에서 자고 싶었지만, 아내는 여관이나 장, 모텔같은 곳에서는 못자는 체질이라 그만 귀경을 했습니다.

오늘은 기분잡치게도 휴가가 끝나는 일요일입니다. 시간이 좀 천천히 흘러가기를...

2006/07/23 13:56에 旅인...face
2006/07/23 13:56 2006/07/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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