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4 04:00 : 그리고 낯선 어느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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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동안 저는 방콕의 서쪽, 짜오프라야 강이 내려다 보이는 이 곳에 앉아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늘 제 여행은 그 모양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방의 그늘에서 보내다가, 잠시 잠깐 밖으로 나가 대낮의 열기와 극명한 태양에 쫓겨들어와, 제 삶의 냄새를 가리기 위하여 쳐바른 향수와 땀으로 범벅이 된 속옷 냄새를 맡으며, 제게 할애된 하루가 어디까지 왔는가를 간신히 알아채곤 합니다.

피로감에 들떠 잠에 든 후, 조조각성증 탓인지 이른 새벽에 벌떡 깨어나 아침이 오는 것을 기다립니다. 베란다의 앞, 수상버스가 멈춰서는 프라 아티트 선착장이 있습니다. 선착장은 부교로 만들어져 강물의 흐름에 따라 흔들립니다. 오늘은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끼욱 끼욱 하는 소리가 없는 것을 보니, 강물의 흐름이 조용한 것 같습니다.

어제 아침, 아니 그보다는 밤 속으로 새벽이 스며들 무렵, 한 사내가 어둠 속에서 새벽으로 걸어나왔고, 그의 손에 든 작살에 믿을 수 없이 큰 물고기가 걸려 버둥대고 있었습니다. 내가 사내의 얼굴 위에 번져가는 웃음을 보았을 때, 마침 느릿한 바지선들이 연결되어 강물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바지선들의 선미에 판자집이 한 채 씩 있었고, 빨래들이 널려있었습니다. 그 중 한 집에서 아침을 짖는지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런 타인들의 생활을 볼 때마다, 할 수 없이, 인간이 흘려보내야 할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절망적인 기대를 포기하면서도, 세상이 제게 보내는 야릇한 유혹에 고요한 마음으로 휘말려들고 맙니다.

이런 나날들을 보내다보니 답장이 늦어졌습니다.

제 티파사에 대한 낡은 이야기에 대한 대답이 되겠는지 모르지만, 이런 글이 있군요.

우리의 생명이 마르지 않는 한, 이 두가지 사실을 오랜 시간 잊은 채 살아갈 순 없다.
그것은 사랑하는 것이며, 감탄하는 것이다.

- 알베르 까뮈<티파사로의 복귀> 중 -

또 다른 글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깜깜해진다.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이미 내 삶은 내 것이 아니었다고 뇌까리면서도 '지극히 빈약하나마 가장 끈질긴 기쁨을 얻었던 삶에의 추억들... 여름철의 냄새, 내가 좋아하던 거리, 어떤 저녁 하늘'을 그리워 하던 뫼르소처럼 말이다.

하지만 티파사에서 그는 지금 행복하다고 온 몸으로 말한다.

- 알베르 까뮈<티파사의 결혼> 중 -

2008/07/14 04:00에 旅인...face
2008/07/14 04:00 2008/07/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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