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종교에 대한 편협한 생각인 탓에 말과 글이 무너져내리지만, 권위에 가득찬 책들이 키득거리며 괜스레 요사스러워지는 이교와 배교의 무리들이 순례를 하는 그늘 아래.

도에 관심 있으십니까

道.... 극동이라는 이 곳에는 진리나 진실은 없었다. 다만 가야할 길(道)이 있었을 뿐이다. 본체(本體)나 인명(因明)과 같은 쓸데없는 것으로 머리를 썩힐 필요가…

경학적 사건

1. 貞吉, 貞凶 위의 두 문장은 주역에 허다하게 보이는 문장이다. 이천년이 넘도록 이 문장들은 '곧으면 길하다'(貞吉), '곧아도 흉하다'(貞凶)로 이해(해석)했다. 최근…

사랑보다 오래된…

愛よりも昔, 孤悲のものがたり 愛よりも昔, 孤悲のものがたり는 신카이 마코토의 차기 애니메이션 '言の葉の庭'('언어의 뜰'이라면 적당할까)의 부제이다. '사랑보다 오래된, 외롭고 슬픈 이야기'라고 해석이 될 수…

바람둥이

風人이라는 단어가 있다. 문둥이, 詩賦에 능한 사람 혹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에는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떠돌아 다니며…

소인

消印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보낸 곳의 지명과 78.9.7이라는 날짜와 함께 동그랗거나 풍향과 같은 무늬로 새까맣게 우표의 값어치를 지워버리는 아득한 흔적이라는 것을…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놓인 고독이라는 단어마저. 외로움이라는 낱말에 흠칫했던 나는 고독을 들여다보자 마음은 벼려지지 않았다. 고독은 홀로…

말과 말, 글과 글

언어라는 낱말에서 언(言)과 어(語)의 차이를 나는 알지 못한다. 말(言)과 말(語)이 치달리고 섞여서 서로 가슴에 사무치는 사람들의 소리가 말(言語)이라는 것은 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