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0 12:49 : 무지개, 24분지 1의 꿈

그동안 신카이 마코토의 '별을 쫓는 아이',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루 밑 아리에티', (주)연필로 명상하기의 '소중한 날의 꿈'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보았다.

1. 별을 쫓는 아이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적인 매력이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신작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스토리도 진부하고 지루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신카이 마코토와 지브리가 합작했다고 한다. 서로의 장점이 상쇄되고 단점만 부각된 대표적인 예인 것 같다.

내가 신카이 마코토의 펜이라면, 극사실적이면서도 서정성 짙은 화면 때문이라기 보다 애를 태우는 그 아릿한 마코토류의 언어가 자막으로 떠오를 때 한숨을 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마코토류의 가슴을 저며드는 고독한 독백이 없다, 화면빨이 있을 뿐. 화면도 전작 '초속 5Cm',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 미치지 못한다.

지하세계 아가르타의 끝, 피니시 테라. 절벽을 따라 하염없이 내려가면 생사의 문이 있다고 한다.

Agarta/movie

참고> 星を追う子ども


2. 마루 밑 아리에티

미야자키 하야오가 빠진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은 앙꼬없는 진빵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애니메이션이다.

Arrietty/movie

참고> 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3. 소중한 날의 꿈

국민학교 5학년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나라에 발을 밟는다. 그때는 21세기가 되면 인류가 안드로메다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나는 서울의 변두리를 벗어나지 못했고 인류는 한발자국도 진보하지 못하고 이 모양 이 꼴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내가 국민학교 5학년이었던 그 해, 어느 시골 소도시의 평범한 여고생 이야기다.

내가 기억하는 1969년은 '소중한 날의 꿈'처럼 풍요롭지 않았다.

그 해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US$2,557.-로 지금의 베트남(2011년 $3,358), 필리핀(2007년 $5,102), 인도(2005년 $3,320)의 국민소득을 밑도는 가난한 나라였다.

DreamOfADay/movie

사대문 안에 살고 있던 관계로 우리가 얼마나 찢어지게 가난한 지를 몰랐다가 서울 변두리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가난의 정체를 처음으로 목도하게 되었다. 그러니 시골 소도시의 상황이 어떤지는 두말 할 나위가 없었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 시절은 앞 날에 대한 희망이 있었고, 전통적인 도덕, 윤리관이 자본에 의해 침식당하지 않았던 때, 고등학생들에게 체육시간과 방과 후의 자유로음이 남아있던 그런 때이다.

이러한 때, 6월의 설레이는 첫사랑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결코 예쁘거나 잘생긴 것이 아닌 청소년 둘이 자신의 앞 날에 대한 막연함을 간직한 채, 서로 사랑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서로의 눈빛을 나누며 자신의 존재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심씩 깨우쳐 나가는 조용한 이야기가 좋다.

참고> 소중한 날의 꿈


4. 코쿠리코 언덕에서

이 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宮崎吾朗)가 감독한 작품이다. 그는 게드 전기를 만들었으나, 게드 전기는 그다지 재미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이 '코쿠리코 언덕에서'에 대하여도 관객들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AtTheHill/movie

거기에는 이 '코쿠리코 언덕에서'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싹튼 우미와 슌이 알고 보았더니 배다른 오누이 사이다. 아니다 서로 피가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남남이다. 다행이지? 하는 아침 드라마류의 막장식의 줄거리에다가 우미의 아빠가 한국전쟁 탓에 죽었다는 것이 우리의 관객들을 식상하게 했다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런 막장이 전편을 흐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1970~1980년대의 일본을 이끌고 갈 주역들, 즉 1963년의 일본 고등학교의 학생들의 열정과 순수함이 풋풋해서 좋았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미래소년 코난',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을 거쳐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등을 제작한 후, '추억은 방울방울'이나 '귀를 기울이면' 등의 순정만화를 그렸다면, 아들 미야자키 고로는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순정만화에서 터를 다진 후 동화의 세계로 가거나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마루 밑 아리에티'에 비하여 월등히 나은 작품으로 보이며, 아버지가 탐탁해 하지 않는다고 해도 미야자키 하야오를 대신할 인물은 지브리에는 아들 고로 이외는 없는 것 같다.

참고> コクリコ坂から


이 네편의 애니메이션 중 가장 좋은 애니메이션을 고르라면 '소중한 날의 꿈'이다. 단점이 있다면 가난한 시절의 가난함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화의 곳곳에 공력이 많이 들어간 흔적이 여실히 보이는 점도 좋다. 매 장면 장면의 그림도 다른 세편보다 월등하다. 그리고 스토리도 과장없고 조용하며 미소가 넘친다.

2012/07/20 12:49에 旅인...face
2012/07/20 12:49 2012/07/2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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