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 경복궁 산책

시그마 DP1s의 테스트를 할 겸해서 아주 어렸을 때 살던 통의동을 거쳐 경복궁과 삼청동 그리고 광화문 광장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진의 색상은 아주 직감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다.

통의동에 있는 대림현대미술관, 유리창의 몬드리안 구성이 아름다워서 한장 찰칵. 편광필터가 없는 관계로 창에 그림자가 지는데 그것이 더 나은 것 같다.

근정전 안의 어전과 당상, 경복궁의 법궁으로 의전에 쓰이는 정전이겠으나 단청이 너무 화려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영추문 쪽에서 본 경회루. 물빛에 봄이 찰랑거린다.

강녕전의 대청마루에서 교태전 쪽을 바라보며…

교태전의 처마 그늘 아래에서, 왕가의 구들도 높지만, 굴뚝 또한 멋지고 멀다.

내전을 벗어난 뜰. 저기에 핀 꽃을 매화라고 하자.

향원정, 예전에는 연꽃 때문에 물빛을 볼 수 없었는데… 그 많던 연꽃은 또 다시 피려나?

삼청동 입구에서

아트 규브라는 조그만 전시관의 창을 바라보며…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세종대왕의 동상은 광화문광장을 싸구려로 만들 뿐 아니라 아마 새롭게 세워질 광화문 마저 우습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 민초들이 제 뜻을 일러펴지 못함을 애타하며 안질에 걸릴 정도로 노심초사 한글을 만든 그를, 황금만능의 마이더스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한 그들은 누구인가? 이것이 이 정부의 상식인가? 동상의 좌편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있다. 모두 흉물스럽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광장에는 꽃이 피어있다.

2백장도 안찍었는데, 밧데리가, 밧데리가…, 그만 나가려고 한다. 광화문광장 해치전시관으로 내려가는 지하에서… 사람들은 그래도 빛을 향해가고 있다.

경복궁의 동북쪽, 예전에는 조촐한 전각이 하나 있었다. 그 전각은 없어지고 건청궁이 새로 지어졌다. 이 건청궁으로 왜놈 낭인들이 범궐을 했고 명성황후를 시해했다. 단청이 없는 건물은 빛이 밝고 시원하다.

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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