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종교에 대한 편협한 생각인 탓에 말과 글이 무너져내리지만, 권위에 가득찬 책들이 키득거리며 괜스레 요사스러워지는 이교와 배교의 무리들이 순례를 하는 그늘 아래.

유마힐의 방 안

따슨 빛 등에 지고 유마경(維魔經) 읽노라니 가볍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린다. 구태여 꽃 밑 글자를 읽어 무삼하리오. 春書(봄편지) 1 -…

문화와 한자

1. 문화의 종속성 때때로 입시정책보다 국어교육에 종속된 한자교육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럴 때 마다 석연치 못한 점이 많았다. 우선 문교당국에서는 왜…

익명과 실존

<나>란 타인의 관념의 조각이다. <나>란 이름과 용모·성별·나이 등 차이에 의하여 타인과는 달리 변별지어진 좌표이며, 부모형제·친구·동료·애인·아내·자식·국가 등과의 관계 속에서 설정되어지고 균열되어…

논어를 읽다 01 (학이편)

학이편의 요체는 근본에 힘쓰자는 것이다. 학습은 學而時習之(학이-01)에서 나왔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이라는 이 귀절로 부터 우리의 교육의 문제점을 살펴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