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되었다

문득 졸고, 바지 앞을 여미는 것을 종종 까먹고, 쓸쓸하기도 하고, 그냥 하루가 저물고, 자꾸 아내가 아프고, 심심하지만...

선암사를 다녀와서

소리는 자성이 없는 것이라서 결국 나무와 구리와 시간이 버무려져야 나는 것일진데, 버무려진 범종의 소리는 흐트러져 문득 공(空)이 되어, 산사의 밤을 토해내고 아침을 만들어낸다.

차귀도 가는 길

파도의 포말이 들이치는 해안도로는 현실적이라기 보다, 먼 훗날 노구를 이끌고 홀로 이 길을 걸을 것 같다는 뼈저린 예감으로 이어져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