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묵한 하늘

조르조 아감벤의 신학에 대하여... 차마 죽지 못하였거나 살지 못한 처참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눈 내리는 아침

눈이 내린다. 맞은 편 마차산이 내리는 눈발에 하얗게 지워졌다. 눈이 잠잠해지자 산정상에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맞은 편 산이 땅거미처럼…

플라타너스 낙엽 아래에서

북쪽에서 바람이 불었다. 사무실 앞 플라타너스에서 진 낙엽이 남쪽 아스팔트 위로 흘러넘쳤다. 겨울이다. 여느 플라타너스 잎이 호박잎 만하다면, 한번도 가지가…

터무니없음

사실 나는 귀신이다. 산목숨으로서 이렇게 외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 이는 김경주의 詩, 드라이아이스의 부제이다. 나는 이 터무니없음을 그냥 절감한다. 산목숨이…

가을 비 바람 속에

가을은 비에 씻기고 바람에 바래며 겨울이 되는 것 같다. 새벽 비에 낙엽이 지고 나무가지가 드러났다. 들에는 하루종일 바람이 불었다. 숲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