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스의 시선

1994년 늦은 가을의 여행은, 단벌의 옷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살아갈 수 없는 발칸의 현실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35년만에 돌아온 나는, 이방인일 뿐이었다.

하얀명단이 쓴 이야기

블랙리스트에 기재된 사람들만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지키고자 할 수 없이 변절할 수 밖에 없었던 자와 자신의 밥그릇을 거머쥐고자 했던 자들 또한 양심과 정의 앞에서 번민하고 유린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느 새벽에…

이교도의 사원에서 울려퍼지는 암송마저 진리가 되는 새벽이 다가오고, 빛이 풍경에 스며들고 마침내 풍경이 아침을 빚어내는 그러한 새벽을, 입술을 깨문 채…

택시운전사

국가란 결코 실체가 아니며 허상이라는 것을 나는 간신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애국이라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오직 사람과 오직 밥그릇이야말로 실체이며 다른 것은 헛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