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하루살이에 대한 풍경이지만, 그 하루란 수치와 고통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 따위로 벌레먹기 마련이죠. 그러면서도 그 하루에 영원을 더하려는 욕심을 품기도 합니다.

폭설예보

폭설예보가 내린 오후를 본다. 염화칼슘으로 버무려진 도시는 까만 도로와 하얀지붕과 채색된 건물들의 등걸을 보이며, 흐린 동천으로 한 해가 여물어간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에…

지난 주 목요일에 회사의 회식이 있었고, 다음날은 팀원들과 곤지암 리조트로 스키를 타러 갔다. 스키 실력이야 초급코스에서는 그럴 듯하지만, 더 이상…

망년회가 무섭다

글도 쓰다보면 관성의 법칙이 있는지 논문과 같은 글을 쓰다보면, 그런 글이 쉬워지고 감정은 말라붙는 것 같다. 그러다가 감정이 들어간 글을…

불면, 들떠있는 밤

어느 날부터인가 불면이 내게 다가왔다. 잠 못드는 불면이 아니라, 깨어나는 불면, 육신은 피곤하여 잠 속에서 뒤척이는데, 불쑥 깨어나 야비하게 고달픈…

12월에 부치는 글

제가 내려온 이 땅은 이상한 곳이라, 남이 밥을 먹어도 나의 배가 부르지 않고, 내가 웃고 뛰놀거나 가슴을 치며 울어도 ...

어제와 오늘

1. 어제 환상적인 싸이트를 하나 찾았다. 중국 진나라 이전 및 전후한 시대의 문서(先秦兩漢文獻)를 전부 망라한 싸이트다. 이 싸이트에는 간혹 문서…

20091118 AM08의 정경

해가 떠오를 시간이면, 해를 바라보기 보다 그 반대편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세상이 멈췄던 숨결을 토해내고, 풍경 속에 깃든 고달픈 사연들이 조금은…

논어와 미로 그리고 금강경

아침 태양이 청동 칼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칼에는 이미 피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정말 믿을 수가 있겠어, 아리아드네?" 테세우스가 말했다. "미노타우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