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그늘에서…10
잠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잠결에 게으른 바다 위로 파도가 치는 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깨어났다. 마당으로 달빛이 내려왔다. 물비늘조차 없는 게으른…
공책이나 갱지 위에 써 놓았던 이야기나 辭, 賦, 그런 것들. 오랫동안 읽지 않은 탓에 글자가 녹이 슬고 얼개는 들떠 도무지 문장이 되지 않은, 그래서 그림이 되버린 낱말들, 상형의 질감으로…
잠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잠결에 게으른 바다 위로 파도가 치는 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깨어났다. 마당으로 달빛이 내려왔다. 물비늘조차 없는 게으른…
이혼하자는 아내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편안했다. 오래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담담할 것이었다. 아내의 요청에 그러자고 했다. 하지만 부탁이 있다고 말했다. “한…
아잉을 보내고 살 수 있을까? 그냥 그냥 오십을 살아왔으니, 십년, 이십년, 삼십년을 어찌저찌 살 것이다. 그런데 아잉을 보내고 정말 살…
우리는 아주 오래 함께 살았다. 스무 몇 해를 함께 산 아내보다, 일년 반 동안 우리는 더 오래, 아주 닳아버리도록 함께…
그녀가 말한 오늘 밤은 얼마나 아득한 옛날이던가? “이우 안! ” 때때로 나의 가슴 속에서 그녀는 속삭였다. 그 소리는 비 오는…
기침과 함께 깨어나자 깜깜했다. 묵은 곰팡이 냄새와 같은 것이 났다. 스위치를 찾았으나, 어디에 있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누가 내 곁에…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갔다. 삼남에 내리는 폭설로 길들이 끊어졌고, 노인네만 사는 동네에선 닭장 높이로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하여 닭들이 목을 날개…
그 해 겨울, 상사의 권고에 따라 간신히 다니던 회사에서 떨려났다. 언젠가 쫓겨날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직을 하니 아무런 대책이…
바다의 아침은 고요하고 조금 서글프다. 그녀는 바다를 건너와 남해의 조그만 섬에서 살았다. 뭍으로 나와서 나를 만났고, 넓은 바다를 건너 고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