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그늘에서…01
건너편 섬의 그늘은 좁은 여울목을 건너와 툇마루까지 와 닿는 것만 같다.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집 앞 도로 건너편에 가파른 언덕이…
공책이나 갱지 위에 써 놓았던 이야기나 辭, 賦, 그런 것들. 오랫동안 읽지 않은 탓에 글자가 녹이 슬고 얼개는 들떠 도무지 문장이 되지 않은, 그래서 그림이 되버린 낱말들, 상형의 질감으로…
건너편 섬의 그늘은 좁은 여울목을 건너와 툇마루까지 와 닿는 것만 같다.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집 앞 도로 건너편에 가파른 언덕이…
거짓된 이 삶의 내용들이, 그녀의 육신 속에 깃들지 못했던 그 짧은 시간 때문에 흘려보냈던 거짓된 추억들이, 한번도 거짓된 적은 없으며
그때 세상을 꽉 채운 먼지 속으로 여름 오후의 햇살이 걸렸고, 아주 오래된 노래가 지평선에서 울리며 제게 다가왔어요.
통도사 무풍교 금각사를 읽다가 벽암록 63칙 남천참묘의 해석을 보자 불현듯 통도사가 생각났다. 아마 남천참묘의 구절보다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우리는 그렇게 친구가 되었고 놈은 늘 나를 싸부라고 불렀다. 놈은 나를 따라다니며 이러저런 것을 묻곤 했다. "싸부, 너 수레바퀴 밑에서…
필름 2.0의 기사처럼 놈에게는 눈물이 많았다. 놈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속으로 울음을 삼키는 법도 몰랐다. 놈은 훌쩍이며 교실의 구석에서 울었고,…
친구 규동은 한때 잘 나가던 영화기획사 사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른다. 마지막으로 접한 소식은 중국과의 영화 합작 MOU체결을 위하여…
지리한 74년의 여름방학은 끝났다. 북창인데다가 오랫동안 비어 있어서 서늘한 교실로 다시 모였을 때, 우리 개떼 중 병신이 3명이었다. 오른손에 깁스를…
녹슨 시절--○○은 우울한 시절의 빗나간 개인사일 뿐이다. 그리고 남들은 태어난 해 없이 닭띠, 원숭이띠라고 불리는 데, 왜 58년생만 유독 <오팔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