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시절 -18
친구의 누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참으로 허무하면서도 성숙으로 가는 여정에 놓여있는 하나의 소품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짝사랑이니까. 친구에게는 누나가 둘 있었다. 큰누나는…
공책이나 갱지 위에 써 놓았던 이야기나 辭, 賦, 그런 것들. 오랫동안 읽지 않은 탓에 글자가 녹이 슬고 얼개는 들떠 도무지 문장이 되지 않은, 그래서 그림이 되버린 낱말들, 상형의 질감으로…
친구의 누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참으로 허무하면서도 성숙으로 가는 여정에 놓여있는 하나의 소품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짝사랑이니까. 친구에게는 누나가 둘 있었다. 큰누나는…
주문처럼, 저녁같은 숨결로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머나먼 세월을 지나고 낡은 길모퉁이에서 나의 초라한 이름이 살아났다.
예언자는 돌아갔고 천사가 있는 지에 대해서 아무도 알지 못했다.
사실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인 것입니다. 아마 하나님도 지옥을 먼저 만들고 천국을 만들었을 겁니다.
까뮈의 詩를 읽는다. 시는 아닐 터이지만, “모르인의 집”을 詩로 읽는다.
통속적인 세상에 살고 있고, 그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음에도 나에게 여자란 늘 신비로웠다. 자신의 형이 밤이면 구루마를 끌고 도시의…
도시에 사는 58년 개털들의 고등학교 시절은 동네의 봉순이와 덕팔이가 코 찔찔 아랫도리를 내놓고 물놀이 하다가 어느 날 뽕밭이나 방아간에서 얼레리…
열 여섯의 나이로 사랑에 대하여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이를 더 먹는다고 사랑에 대하여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우리는 58년이 어떠한 해였는지 모른다. 그것은 생애 최초의 기억보다 멀고, 누군가에게 들어도 알 수 없는 시점이었다. 그 해 겨울이 유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