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이나 갱지 위에 써 놓았던 이야기나 辭, 賦, 그런 것들. 오랫동안 읽지 않은 탓에 글자가 녹이 슬고 얼개는 들떠 도무지 문장이 되지 않은, 그래서 그림이 되버린 낱말들, 상형의 질감으로…

할머니의 이름으로-05

할머니가 들어온 후, 집 안에는 골이 깊은 침묵이 감돌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형식적으로 할머니를 대하였고, 어머니는 뭔지 모르지만 힘들어 하셨다. 누나는…

할머니의 이름으로-03

할머니는 뒷동네에 방을 구하여 삼촌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삼촌을 좋아했지만 할머니의 박대가 걱정되어 갈 수가 없었다. 4학년 때였다. 기독교인인 어머니가…

할머니의 이름으로-01

이 글은 허접한 가족사 혹은 개인사이다. 그러나 거기에도 무수한 사건과 역사가 중첩되며 또한 끊임없는 왜곡과 미화와 거짓이 덧쓰여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허물어지는 세상의 오후는…

腐皮生不裂生穴文妄靈雅歌生毁蔑月凌蔑依支淫自慾二浮層牽連倦誕僭濫累千年堆積內亡者神震自怒虛僞虛無間人生子拙容歲虛日外怠靈乞魂精神末亡者龜墓骨片邊散石精境所壅食靈彷徨時貪膚生優見雅驕凌慢祈禱拒絶容恕魂彷徨邊境星座毁座標神幽閉身信辱蔑墓容恕納 1층은 부생이니라. 썩어가는 삶(腐生)이며, 떠돌아 뿌리가 없으며(浮生), 아예 나지도 않은(不生) 것이어서, 기둥이 2層을 감당할 수 없으며 널이 휘어지고 벽은…

무위의 녹음

혹시 무지개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빌어먹을 도시에서 보기란 기적이지. 본다고 하더라도 무지개라기에는...... 아버지가 물으셨다. 거기에는 무엇 때문에 가느냐? 나는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