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貞吉也 旅之時義大矣哉 山上有火旅. 旅는 여행이라는 뜻보다 ‘나그네’라는 뜻이며, 고대에는 ‘군대’를 이야기 한다. 예전에는 군대에 징집되지 못한다면, 먼 곳을 갈 기회가 없었다. 易에서는 여행이 가진 공간적 경험보다 시간적 의의에 방점을 두고 있다.

봄날은 간다

창신동 어디엔가 있을 계단 그림이다. 그림의 곳곳에 마치 먼지가 끼고 거미줄이 쳐지듯 낙서가 달려있다. 사람은 늘 뭔가를 배설해야 한다. 벽에…

소인

消印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보낸 곳의 지명과 78.9.7이라는 날짜와 함께 동그랗거나 풍향과 같은 무늬로 새까맣게 우표의 값어치를 지워버리는 아득한 흔적이라는 것을…

그냥 간 가을여행

1. 섬진강 두꺼비나루(蟾津)에 조금 못미쳐 하동포구공원에 잠시 멈춘다. 가을물이 찰랑댄다. 섬진교를 넘는다. 물을 건너지 않고 지리산에서 강의 남쪽, 백운산을 가는…

울돌목에서

해남의 문내면 학동리 즉 전라우수영과 진도 사이에 있는 좁은 해협, 명량(鳴梁:울돌목)에 왔다. 와봐야지 와봐야지 하다가 마침내 온 것이다. 제2 진도대교를…

미친 출장질

잠에서 깨어나 한참동안 생각한 후에야 3시간도 자지 못했다는 것을 간신히 알았다. 머리가 흐리멍텅하다. 3월 26일 21시 45분, 상해 푸동(浦東)공항에서 남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