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창신동 어디엔가 있을 계단 그림이다. 그림의 곳곳에 마치 먼지가 끼고 거미줄이 쳐지듯 낙서가 달려있다. 사람은 늘 뭔가를 배설해야 한다. 벽에…
旅貞吉也 旅之時義大矣哉 山上有火旅. 旅는 여행이라는 뜻보다 ‘나그네’라는 뜻이며, 고대에는 ‘군대’를 이야기 한다. 예전에는 군대에 징집되지 못한다면, 먼 곳을 갈 기회가 없었다. 易에서는 여행이 가진 공간적 경험보다 시간적 의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창신동 어디엔가 있을 계단 그림이다. 그림의 곳곳에 마치 먼지가 끼고 거미줄이 쳐지듯 낙서가 달려있다. 사람은 늘 뭔가를 배설해야 한다. 벽에…
消印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보낸 곳의 지명과 78.9.7이라는 날짜와 함께 동그랗거나 풍향과 같은 무늬로 새까맣게 우표의 값어치를 지워버리는 아득한 흔적이라는 것을…
양평에서 서울까지 풍경들 양평에서 서울로 가던 중 남한강의 모래톱, 건너편은 남종면 수청리다.중앙선 선로 위를 닦아 만든 자전거전용 도로인 탓에 터널…
1. 섬진강 두꺼비나루(蟾津)에 조금 못미쳐 하동포구공원에 잠시 멈춘다. 가을물이 찰랑댄다. 섬진교를 넘는다. 물을 건너지 않고 지리산에서 강의 남쪽, 백운산을 가는…
해남의 문내면 학동리 즉 전라우수영과 진도 사이에 있는 좁은 해협, 명량(鳴梁:울돌목)에 왔다. 와봐야지 와봐야지 하다가 마침내 온 것이다. 제2 진도대교를…
그제(20120514) MCMXC a.D.는 기원후 1990년이다. 즉 anno Domini 1990. 하루종일 회사 책상 주위를 돌며 코를 풀었다. 크리넥스 2통을 작살내고 지하철에…
새벽 강이 나를 불렀다. 다가간 강이 조용히 내 속으로 범람했다.
잠에서 깨어나 한참동안 생각한 후에야 3시간도 자지 못했다는 것을 간신히 알았다. 머리가 흐리멍텅하다. 3월 26일 21시 45분, 상해 푸동(浦東)공항에서 남쪽을…
지방을 전전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느 조그만 도시를 지나게 된다. 날은 이미 저물었다. 도시의 옆구리를 쑤시고 들어선 나는 제대로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