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경제 따위의 잡스러운 것들이, 신성한 밥상 앞에 앉아, 내일의 끼니를 기약할 수 없어 더없는 슬픔을 느끼게 하느냐, 남이 먹는 밥이 내 배마저 부르게 할 수 있느냐 하는 반성으로, “제발 밥그릇은 깨지 말라”라는 고함이기도 하다.

번데기의 맛

공갈빵이라고 우리는 불렀다. 빵인지 떡인지 짜파와 같은 밀전병인지, 호떡인지, 단지 먹는 것이라는 것만 알던 우리는, 그것을 공갈빵이라 불렀다. 전족을 한…

오래된 몽상과 현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단상 앞머리 글 이 글은 ’88년 광주의 그 날들의 실체적 진실을 위하여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도중,…

주오일 근무제의 연가

1. 계산 평일날 연차를 사용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토요일에 나가 일을 해야만 했다. 그것은 묵시적이었고, 몹시 계산적이었다. 묵시적이란 몹시 비밀스러웠고…

어떤 아침 건너기

아침에 지하철 속에서 <기억의 천재, 푸네스>를 다시 읽었다. 보르헤스의 그 단편에서 내가 느꼈던 공포의 구절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글의…

독도문제 3제 중 2

작년 2월에 쓴 <일본대사의 망언과 한심한 이야기들>을 다시 올려본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주한일본대사가 23일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갈치와 고추

작년에 아내와 설악산을 가던 중에 샀던 고추를 시험삼아 갈치젓에 담아두었더니 맛이 들었다. 처음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았을 때, 삭지 못하고…